"이해충돌 피해야"…코미 해임후 난항 빠진 트럼프 인사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미 연방수사국(FBI)의 새 국장으로 유력시돼온 조 리버먼 전 상원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이 자리를 고사한 것으로 25일(현지시간) 알려졌다.
리버먼 전 의원은 '러시아 스캔들' 특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변호할 마크 카소위츠 변호사와 자신이 같은 법무법인에서 일하고 있어, FBI의 수장을 맡으면 '이해충돌' 논란이 발생한다는 주장을 폈다.
임명이 임박한 듯 보였던 리버먼 전 의원이 물러서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경질한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의 후임 임명은 더욱 꼬이게 됐다.
WSJ에 따르면 리버먼 전 의원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난 15년간 변호해온 카소위츠 변호사가 '러시아 스캔들' 특검의 대통령 변호인으로 발탁된 점을 언급했다.
리버먼 전 의원과 카소위츠 변호사는 현재 같은 로펌에서 일하고 있다.
뉴욕의 로펌인 '카소위츠·벤슨·토레스·프리드먼'에서 리버먼은 수석 변호사이고, 카소위츠는 수석 파트너 변호사이다.
리버먼 전 의원은 이런 관계를 언급하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이해충돌의 발생을 피하는 게 최선이라고 믿는다"라고 서한에서 밝혔다.
다만, 자신을 후보군에 올려놓아 준 데 대해서는 감사를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8일 백악관에서 '리버먼 전 상원의원이 차기 FBI 국장 1순위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다. 그가 매우 근접해 있다"고 답한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FBI의 수사를 지휘하던 코미를 지난 9일 해임하고 후임 인선을 서둘러온만큼 리버먼은 차기 FBI국장직을 예약한 듯 보였다.
그러나 리버먼의 '돌발 고사'로 트럼프 대통령의 인사는 난항할 것으로 보인다. FBI 고위간부 출신 리처드 맥필리와 존 코닌 공화당 상원의원, 트레이 가우디 공화당 하원의원, 앨리스 피셔 전 법무부 차관보도 지난주 모두 FBI국장직을 맡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리버먼 전 의원은 1988년 민주당 상원의원으로 선출돼 2000년 대통령선거에서 앨 고어 민주당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나섰지만, 2006년 탈당해 무소속으로 돌아선 뒤 2008년 대선에서는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를 지지한 바 있다.
정치적 중량감에도 불구하고 법조나 FBI 경력이 없는 게 약점으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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