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계 '프로스타 캐피탈' 인수, 단기 수익 노리는 투자자 압력 예상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경남 동부권에 독점적으로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경남에너지㈜가 외국계 사모펀드에 팔리면서 7월 1일부터 바뀔 도시가스 소매가격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호주계 사모펀드인 프로스타 캐피탈(이하 프로스타)은 지난 18일 경남에너지 인수를 최종 마무리했다.
2012년 설립된 프로스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가스 공급 시설 투자를 주로 하는 사모펀드다.
프로스타는 기존 대주주 지분을 넘겨 받는 등 방법으로 지분 95%를 취득해 경남에너지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했다.
경남에너지 인수에 5천억원 이상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스타는 인수작업이 끝난 후 배포한 자료에서 산업단지와 인구가 밀집한 경남 지역 도시가스 수요가 매년 안정적으로 증가하리란 전망을 토대로 경남에너지를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시가스 공급망 확장 등을 통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가스공급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사모펀드 특성상 경남에너지가 공공성보다는 기업이익을 내세워 도시가스 소매 가격 인상을 시도하리란 우려가 상존한다.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운영하는 사모펀드는 단기간에 수익을 내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것을 주목적으로 한다.
경남에너지 본사가 있는 창원시에 지역구를 둔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경남 창원성산) 역시 외국계 사모펀드가 경남에너지 경영권을 장악했기 때문에 앞으로 도시가스 가격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노 원내대표는 "경남에너지가 도시가스 가격을 결정할 권한은 없지만 인상 논리를 만들어 가격 결정권자인 경남도를 압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경남에너지 영업이익률이 상승하면서 매각과정에 사모펀드 여러 곳이 입찰에 참여했다"며 "공공산업인 도시가스 산업이 사모펀드 먹잇감이 되면 결국 도시가스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재차 지적했다.
경남도와 경남에너지는 도시가스 소매가격 결정과정에는 가스 도매가격(가스공사에서 도시가스 회사에 공급하는 가격)과 공급비용 등만 따질 뿐 경영권을 누가 쥐고 있는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도시가스 소매가격은 매년 7월 1일자로 한 차례 바뀐다.
매년 7월 1일 이전에 경남도가 공개입찰로 선정한 회계법인이 산업통상자원부가 정한 도시가스 공급비용 산정기준에 근거해 적정 도시가스 소매가격을 산출한다.
이후 외부전문가들이 참여한 경남도 소비자정책심의위원회가 2차례 회의를 열어 회계법인이 제출한 도시가스 가격에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소매가격을 최종 결정한다.
올해는 적정 도시가스 요금 산정 절차가 진행중인 과정에 경남에너지 주인이 바뀌어 소매가격 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지난해 경남도는 경남에너지가 공급하는 도시가스 소매가격을 2015년에 비해 0.98% 인하한바 있다.
2015년에는 직전 해에 비해 2.57% 인상했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6월 중 경남에너지 도시가스 요금 산정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공개토론회를 창원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전국에는 지역별로 34곳의 도시가스 공급회사가 있다.
경남에는 창원·김해 등 중동부 경남 9개 시·군에 도시가스를 독점 공급하는 경남에너지와 진주·사천 등 서부경남을 중심으로 하는 ㈜지에스이 2개 회사가 있다.
sea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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