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입장표명 요구에 임종석 비서실장 사과하고 국회에 양해 부탁
靑입장에 野는 반발…조각 본격화 앞두고 인사청문회 험로 예고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적폐 청산 차원의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16일만인 26일 인사 관련 논란으로 첫 시험대에 섰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와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등 3명에게서 위장전입 등의 문제가 드러나면서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 천명한 5대 인사원칙을 위배했다는 비판이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고 있어서다.
특히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은 인사원칙 위배논란에 대한 문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면서 이낙연 후보자의 인준 절차를 보류하면서 문 대통령을 강하게 압박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일단 자세를 낮추고 정면돌파를 모색하는 분위기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을 하고 인사원칙 위배 논란과 관련,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 대해서 국민 여러분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국회에도 양해를 구했다.
임 실장은 브리핑 전에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점에서 임 실장의 발표는 사실상 문 대통령의 뜻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청와대가 이처럼 '로키'(low key) 대응을 한 것은 여소야대(與小野大) 국회에서 야당의 협조가 없으면 새 정부의 내각 구성이 더 지연될 수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조직법이나 추경 등 다른 현안 처리를 위해서도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이와 함께 공직 후보자의 위장전입 문제 등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국민 여론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청와대 입장 표명 배경으로 보인다. 문제 된 위장전입의 성격이 부동산 투기 목적 등은 아니라는 점에서 '정상 참작'할 부분도 있다는 청와대의 인식도 같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문 대통령이 첫 시험대를 잘 넘을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임 비서실장이 인사원칙 논란에 사과하면서 인사 검증과 관련, "자질과 능력이 관련 사실이 주는 사회적 상실감에 비춰 현저히 크다고 판단하면 관련 사실 공개와 함께 인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야당이 "5대 비리 있어도 계속 임명하겠다는 독선적 발언"(자유한국당 정우택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야당의 반발이 곧바로 이낙연 총리 후보자 등의 낙마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많지만, 인사 문제로 대립 전선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아직 장관 인사를 본격적으로 진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국회의 인사청문 통과 문턱이 더 높아졌다는 점에서다. 이는 경우에 따라서는 박근혜 정부 초기 때처럼 야당의 혹독한 인사 검증으로 일부 후보자의 낙마하는 사태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인사 검증 작업 자체를 철저하게 진행하는 동시에 문제가 되는 의혹이 나올 경우 이를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면서 이해를 구하는 노력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청문회가 필요한 후보자에 대해서는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정밀한 검증과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데 그런데도 부족한 게 있을 것"이라면서 "저희가 다 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언론을 통한 검증이 있을 것이고 국민 여론에 따른 판단이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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