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재개원 '뜨거운 감자'되나…보건노조 이슈화

입력 2017-05-27 10:00  

진주의료원 재개원 '뜨거운 감자'되나…보건노조 이슈화

민주당 "서부경남 공공의료병원 필요", 경남도 "구체 방침 정하기 어려워"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강제폐업한 지 4년이 지난 진주의료원 재개원 문제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이번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서부경남에 공공의료병원을 개원한다고 공약한 후 당선된 것을 계기로 보건의료산업노조 등이 이 문제를 이슈화할 전망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울산경남지역본부와 서민경남공공병원설립 도민운동본부는 오는 29일 경남도청 앞에서 진주의료원 폐업 4년에 즈음한 진주의료원 재개원 촉구 기자회견을 연다고 27일 밝혔다.

이들은 "29일은 홍 전 지사가 진주의료원 강제폐업을 신고한 지 4년이 되는 날이다"며 "새로운 대통령 공약에 담긴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현실화할 것을 촉구하는 회견을 연다"고 덧붙였다.

이어 "진주의료원 재개원은 지난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국민적 흐름과 함께 경남 적폐를 청산해 공공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현재 도지사 권한대행을 맡은 류순현 행정부지사 면담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건노조는 문재인 대통령 당선 직후인 지난 10일 "홍 전 지사의 진주의료원 강제폐업을, 악질적인 공공의료파괴행위이자 상징적인 의료 적폐행위로 규정한다"는 성명을 낸 바 있다.

이 성명에서 노조는 "진주의료원 강제폐업 과정의 부당·불법행위와 환자 피해사례, 국회 국정조사특위 결과보고서 미이행 등에 대한 진상조사를 바탕으로 진주의료원 재개원과 서부경남지역의 공공병원 설립을 위한 실질적인 사업에 착수할 것"을 문재인 정부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경남도는 현재론 구체적 방침을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홍민희 도 복지보건국장은 "진주의료원 재개원에 대해 지금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말하기가 어렵다"며 "새 정부 공약인 공공의료 강화와 보건소 확대 등에 맞춰 정부 지침이 내려오면 충실히 수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문재인 대통령 공약에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은 없다"면서 "새 정부의 공공의료 강화 기준이 구체적으로 나와야 방침을 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남지역 공약을 개발·연구한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도 진주의료원 재개원에 대해서는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도당 정책연구소인 단디정책연구소 공윤권 소장은 "새 정부는 진주의료원이 홍 전 지사에 의해 강제폐업됐으니 서부경남에 공공의료병원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며 "현재 도 서부청사로 사용 중인 진주의료원을 다시 의료원으로 전환하는 개념보다는 진주든, 사천이든 공공의료병원이 있어야 된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고 설명했다.

공 소장은 "대통령 공약에 진주의료원 재개원이란 표현은 쓰지 않아 구체적으로 어디에 어떤 형식의 병원을 짓겠다는 것은 밝히기 힘들다"며 "서부권에 공공의료병원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중앙당과 경남도 등과 충분히 협의해야 할 문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진주의료원 재개원 문제를 둘러싸고 보건노조와 경남도, 민주당 등의 입장차가 다른 상황에서 서부경남 공공의료 강화를 공약으로 내건 문재인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어떻게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2012년 12월 19일 보궐선거로 당선된 홍 전 지사는 2013년 2월 26일 '강성노조의 해방구'라며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을 발표했고, 이어 의료원 노조와 시민단체, 야당 등의 반발 속에 같은 해 5월 29일 폐업신고를 했다.

폐업신고 이후 국회는 '공공의료 정상화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해 2013년 6월 12일부터 한 달여 간 국정조사를 벌여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폐업 이후 서부지역 공공의료 시행대책을 보완 강화하고 1개월 이내 조속한 재개원 방안을 마련해 보고하라'는 요지의 결과보고서를 냈다.

그러나 경남도는 이러한 국정조사결과를 이행하지 않고 폐업한 진주의료원 건물을 리모델링해 2015년 12월 17일 서부청사로 문을 열었다.

b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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