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고속철 사업수주전서 中에 패배…'일본식' 지원시스템 구축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이 세계 최장 터키 다르다넬스해협 현수교(차나칼레 현수교) 수주 경쟁에서 한국에 패배한후 절치부심했다.
대림산업과 SK건설 컨소시엄이 주자로 나서 한일 대리전 격이었던 수주전에서 일본이 탈락하자, 이젠 일본 정부가 자국 기업들의 해외 인프라(사회간접시설) 시장 공략을 돕기 위해 계획에서 건설, 유지까지 정부 주도로 일괄수출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나선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7일 이런 내용으로 '인프라시스템 수출 전략' 개정안을 마련하고 다음달 확정될 경제재정운영 기본방침에 넣을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 전략은 동남아시아를 필두로 전 세계 인프라 구축 시장에서 한국·중국 등 경쟁국을 누르기 위해 '일본식' 지원시스템을 만들어 일본 기업들의 인프라 수주를 적극적으로 돕겠다는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인프라 구축 수요가 있는 국가에 인프라 설계를 제안하고 법정비, 인프라 운영 인재육성, 자금 조달, 건설, 유지까지 인프라 구축 및 운영을 일괄적으로 수행하는 체계를 만드는 데 정부가 전력을 다하겠다는 것이 이전의 지원시스템과는 다르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특히 일본 정부가 나서 외국 인프라 구축 수요를 발굴하는 한편 자국 기업들에 대한 상담 체제를 강화하고 자국 기업들이 외국의 자원 기업을 매입하도록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이 전략을 통해 2014년 20조엔(약 200조원) 규모의 인프라 수출액을 2020년에는 30조엔(약 300조원)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본 정부는 지난 1월 터키 현수교 계약에서 한국에 패하자 큰 충격을 받았다.
차나칼레 현수교 프로젝트는 차나칼레주(州)의 랍세키와 겔리볼루(갈리폴리)를 연결하는 3.7㎞ 길이 현수교와 연결도로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전 세계 24개 업체가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이 때 이토추(伊藤忠)와 IHI 등 일본 업체가 수주전에 나섰으며, 당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수주를 진두지휘하고 입찰 마감직전 이시이 게이이치(石井啓一) 국토교통상까지 터키로 보내 지원했을 정도로 정성을 들였으나 결국 패배의 쓴 잔을 마셨다.
일본은 이어 인도네시아 고속철도 사업 수주전에서도 중국에 패했다.
이제 일본 정부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들의 도시계획 구축 사업의 수주를 노리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나서 계획 수립을 제안하고 현지에서 설비의 운영·유지관리를 담당할 인재 육성 및 법제도 정비를 돕고 나서, 그 다음 순서로 다음 도시계획 구축과 관련한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일본 기업들이 참가하도록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가 전력, 철도, 정보통신(IT) 기술·서비스를 인프라 수출을 늘릴 여지가 큰 중점 분야로 보고 세부 전략을 만들어 민관이 함께 수출 확대에 힘을 모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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