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까지 국내증시에 15조원 넘게 추가 투입
실적·유동성장세 상승효과 기대도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국민연금공단이 이번 주 중에 주식투자 비중을 늘리겠다고 발표, 사상최고치 경신 행진을 벌이던 코스피에 그야말로 날개를 달아줬다.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한다는 '주마가편(走馬加鞭)'이었다.
지난 25일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고 나서 더욱 탄력을 받은 코스피는 26일까지 5거래일 연속 종가기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물론 미국 증시 훈풍과 외국인·기관의 '쌍끌이 매수'와 같은 수급요인도 있었지만, 자본시장의 큰손인 국민연금의 주식투자비중 확대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상당한 호재라고 전문가들은 27일 평가했다.
국민연금이 작년 말 각각 27%, 73%이던 해외투자와 국내투자의 비중을 2022년 말까지 각각 40%, 60% 안팎으로 조정하는 등 전체 국내투자 비중을 줄이면서도 국내주식 비중을 늘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매년 쌓이는 기금이 50조원임을 고려하면 작년 말 18.4%의 국내주식 비중을 유지한다고 해도 매년 9조원이 넘는 자금이 국내 증시에 추가로 투입되는 셈이다.
그런데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비중을 내년 말 18.7%로 늘리고 2022년 말에는 20% 안팎까지 늘리기로 했다.
따라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국내주식 투자액은 작년 102조4천억원에서 내년 122조6천억원으로 증가한다.
지난 2월 말 현재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투자 규모가 107조4천억원임을 감안하면 내년까지 15조원 넘게 늘어나는 셈이다.
올해 들어 코스피 상승 흐름을 주도한 외국인의 지난 26일까지 누적 순매수가 7조9천629억원임을 고려하면 그 규모나 증시 파급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
외국인이 누적 순매수로 돌아선 지난해 3월 17일 이후 누적 순매수액도 19조7천892억원으로 15조원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에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금과 기관들의 신규 투자가 코스피를 한 단계 더 밀어 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외국인이 상승장을 이끌었다면 이제 기관투자자까지 합세했다"면서 "금융투자 쪽이 발 빠르게 대응했고 앞으로 국민연금 등 연기금과 보험·은행 등도 주식투자 비중을 늘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센터장은 "채권에서 주식으로의 자금 대이동을 말하는 '그레이트 로테이션'이 막 시작되는 느낌"이라며 "국민연금이 주식비중 확대로 국내 주식시장의 저평가 상태를 해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도 "새 정부 출범 이후 기업 지배구조 개편과 재정 확대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민연금이 비중을 유지하겠다고만 해도 투자액은 늘어날 텐데 비중까지 늘리겠다고 하니 상당한 호재"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실적장세와 더불어 유동성 장세까지 올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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