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플운동 10년' 민병철 "배려·응원으로 긍정 에너지 사회전파"

입력 2017-05-27 08:15  

'선플운동 10년' 민병철 "배려·응원으로 긍정 에너지 사회전파"

女가수 악플 비관해 자살한 사건 계기로 시작…10년간 700만건 선플 올려

청소년 대상 악플의 폐해 인지교육…중국 일본 등 외국으로 캠페인 확대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인터넷에 좋은 댓글을 단다고 세상이 바뀔까요? 물론 코웃음을 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바뀌더라고요."

선플운동본부 민병철 이사장의 말에는 단호함이 묻어났다. 올해는 민 이사장이 선한 댓글(선플) 달기 운동을 추진한 지 꼭 10년이 되는 해다.

선플운동 10주년을 맞아 27일 강남구 역삼동 선플운동본부 사무실에서 민 이사장을 만났다.

그가 선플운동을 시작한 것은 2007년이다. 당시 중앙대에서 강의하던 민 이사장은 여자 가수가 악플에 비관해 자살했다는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강의실을 찾은 학생에게 연예인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악플이 달렸으면 글쓴이를 나무라고 해당 연예인에게 희망을 주는 댓글을 달라고 과제를 냈다.

그의 수업을 듣던 학생 570명은 각각 연예인 10명의 홈페이지에 선플을 남겼고, 일주일 사이 이런 댓글은 5천700개가 됐다.

학생들의 반응에 새삼 놀란 민 이사장을 캠페인을 사회 전반으로 확대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선플운동본부를 발족한 게 그해 5월 23일이다.

선플운동본부가 10년간 집계한 선플은 700만건을 넘어섰다. 인터넷에 단 선플 가운데 선플 홈페이지에 옮겨진 댓글만 헤아린 것이다.

선플운동본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캠페인 대상은 초·중·고등학교 학생이다. 어렸을 때부터 악플의 폐해를 인지해야 효과가 있다는 점을 노렸다.

울산교육청이 2013년 3∼12월 '선플달기 운동'을 장려한 결과, 학교 폭력 건수가 전년보다 절반으로 줄었다는 결과를 이듬해 발표한 적도 있다.

말로 시작해서 말로 끝난다고 하는 국회의원도 선플운동본부가 꾸준히 연락을 취하는 대상이다.

19대 국회에서는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293명이 선플정치선언문에 서명했다. 20대 국회에서도 의원 281명에게 서명을 받았다.

지난 5월9일 대선을 앞두고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자유한국당 홍준표·국민의당 안철수·바른정당 유승민·정의당 심상정 당시 유력 대선후보 모두에게 선플실천 선언문에 서명을 받아냈다.

민 이사장은 선플이 악플을 완전히 근절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줄일 수 있다고 믿는다.

특히 좋은 댓글 달기를 장려하는 캠페인과 악플을 향한 적절한 법적 제재가 합쳐지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민 이사장의 설명이다.

민 이사장이 선플운동본부를 이끌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는 대전 우송중학교 학생들이 사고로 위독한 친구에게 선플달기 운동을 했던 이야기라고 한다.

2012년 강원도로 수학여행을 가던 중 관광버스가 절벽 아래로 추락하면서 임모 군이 중태에 빠지자 친구들이 쾌유를 기원하는 글을 잇달아 남겼다.

임군은 깨어나지 못했지만, 친구들이 적어준 선플을 옆에서 읽어준 덕분인지 인공호흡기를 떼고 자가호흡을 할 수 있게 됐다.

민 이사장은 선플운동을 한국에서 펼치는데 만족하지 않고 중국, 일본 등 외국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2013년 4월 중국 쓰촨에 대지진이 났을 때 한국 청소년들이 추모·위로의 댓글 1만여개를 달았고, 이를 추모집으로 만들어 2014년 초 중국에 전달했다.

지난해 4월 일본 구마모토에서 강진이 발생했을 때는 추모사이트를 만들었고, 이 사이트에 1만3천여개의 선플이 달렸다.






민 이사장은 "선플 문화는 상대를 배려하고 응원하여 긍정적인 에너지를 사회에 전파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정신을 널리 퍼뜨리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선플운동본부는 30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선플운동 10주년 기념식을 연다.

선플운동본부는 출범 10주년을 계기로 악플대응센터인 '인터넷인권보호위원회'를 발족시켜 악플로인한 인권침해에 적극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또 시도 교육청과 손잡고 선플운동을 적극 전개해 청소년 인성교육과 학교폭력 예방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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