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신항서 이틀째 시위 "당장 생계가 막막…빠른 피해보상 바란다"
(목포=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쌈짓돈까지 전부 헐어서 써버렸는데 당장 생계를 어떻게 꾸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애원해도 답이 없습니다. 우리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전남 진도 동거차도 어촌계장 소명영(55)씨는 뙤약볕이 내리쬐는 전남 목포신항 앞에 내놓은 한 무더기의 미역을 가리키며 한숨을 토해냈다.
소씨와 동거차도 주민들은 정성껏 수확하고도 팔지 못한 미역을 길바닥에 펼쳐놓고는 이틀째 울분을 쏟아냈다.
세월호 인양 때 흘러나온 기름에 미역양식장 오염 피해를 본 소씨와 주민들은 답답한 마음에 어제오늘 현장수습본부가 꾸려진 목포신항 앞 도로에 주저앉아 "생계 보장"을 목청껏 외쳤다.
소씨는 "생계비는커녕 밀린 인건비도 못 주는 형편"이라며 "세월호가 침몰했던 2014년부터 3년 동안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정부든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든 피해액이 집계됐으면 중간 정산이라도 해줘야 할 것 아니냐"며 "우리가 바라는 건 빠른 보상일 뿐이다. 어떻게 두 달이 넘도록 아무런 말조차 없느냐"고 울분을 토해냈다.
진도군은 세월호 인양 당시 기름 유출로 양식장 등 1천601㏊가 오염됐고, 주민 등이 55억원에 이르는 금전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집계했다.
이는 국립수산과학원·보험사·진도군·어민 등이 합동 조사한 결과로 미역피해액 산정 기준은 1뭇당 12만원이다.
어민들은 "1년 살림을 책임지는 미역양식장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런데도 피해보상은 뒷전입니다. 100여 명의 작은 섬 동거차도 주민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우리의 눈물을 외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라고 이날 '문재인 대통령께 드리는 호소문'을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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