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아내 살해 후 극단적 선택한 듯…범행 동기는 미궁
(연천=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별거 중이던 노부부가 여행을 떠난다며 집을 나섰다가 3일 만에 숨진 채로 발견된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흉기와 수면제 등을 근거로 70대 남편이 흉기를 휘둘러 아내를 살해한 뒤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잠정 결론냈다.
경기 연천경찰서는 인천에 살던 A(70) 씨와 A씨의 부인 B(60) 씨가 연천군의 한 야산에서 숨진 채로 발견된 사건과 관련, 제3자 개입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27일 밝혔다.
인천을 출발한 A씨와 B씨는 경기도 연천군의 한 야산에서 지난 25일과 26일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25일 오전 A씨 부부 딸의 실종신고를 접수하고 휴대전화 위치정보를 토대로 야산 현장 인근을 수색해 이들을 발견했다.
A씨는 야산에 설치된 1인용 텐트에서 엎드린 채로 숨져 있었으며 텐트 안에서는 수면제가 발견됐다. 별다른 외상은 없었다.
B씨는 텐트에서 약 2㎞ 떨어진 산 건너편의 A씨 부친의 묘소 앞에서 흉기에 찔린 흔적과 함께 숨진 채로 발견됐다. 쓰러져 있는 A씨 등 밑에는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가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취미로 하는 캠핑 장비 등을 두루 갖추고 있었는데 해당 흉기도 A씨의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현재는 A씨가 B씨를 살해한 뒤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들은 약 5년 전부터 별거하다가 지난 23일 갑자기 "함께 1박 2일로 여행을 간다"고 딸에게 알린 뒤 집을 나섰다.
다만 유서 등이 없고 사건 당사자가 모두 숨진 탓에 정확한 범행 동기를 밝혀내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직 사망 원인이 과학적으로 명확히 밝혀진 건 아니다. 시신 부검과 흉기에 묻은 DNA 분석 등의 절차는 오는 29일 이뤄질 예정이다.
경찰은 분석 결과가 나오는 대로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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