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처 간부, '근무철저' 지시기간에 음주폭행…"감봉 정당"

입력 2017-05-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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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처 간부, '근무철저' 지시기간에 음주폭행…"감봉 정당"

"공무원이 국민 폭행…상해 정도·합의 여부 떠나 심각한 비위"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떠나 '철저 근무' 지시가 내려진 상황에서 민간인을 상대로 음주 폭행 사건을 일으킨 국민안전처 부이사관이 감봉 1개월 징계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김정숙 부장판사)는 A씨가 국민안전처 장관을 상대로 "감봉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프랑스와 중유럽 순방을 위해 떠나 있던 2015년 12월 4일 밤 만취 상태에서 택시를 타고 집에 가다 기사를 폭행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다. 당시는 안전처 소속 공무원들에게 품위 손상 행위를 금지하고 비상연락 체계를 유지하라는 지시가 내려진 상태였다.

A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돼 경찰 수사를 받다 검찰에서 최종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는 공무원 신분을 숨기고 직업을 회사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사실을 윗선에 보고하지 않고 있다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적발됐다.

A씨는 중앙징계위원회에서 감봉 3월의 징계를 받았다가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서 감봉 1월로 감경받았지만, 이 결과도 수긍할 수 없다며 불복 소송을 냈다.

그는 "당시 직접 재난 상황을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하지 않아서 '근무 철저' 지시의 대상자가 아니었고, 혐의 사실도 직무 중에 발생한 게 아닌 데다 피해자와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또 피해자가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할까 봐 공무원 신분을 숨겼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공무원이 음주 만취 상태에서 일반 국민인 피해자를 폭행해 상해를 입힌 건 직무 행위와의 관련성, 상해 정도, 합의 여부와 상관없는 심각한 비위행위"라며 징계 수위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무원도 수사기관에서 직업에 대해 진술거부권을 행사할 권리는 당연히 보장되지만, 회사원이라고 허위 진술해 신분을 은폐한 것까지 진술거부권에서 보장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s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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