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 가르치는 일에 전념토록…성과급부터 폐지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정치 논리에서 벗어나 교육의 본질에 집중하는 서울 교육을 만들겠습니다."
서울지역 최대 교원단체인 서울특별시교원단체총연합회(서울교총) 신임 회장으로 당선된 전병식(58) 서울교대부설초 교장은 28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더이상 교육이 정치 논리에 휩쓸려선 안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나라를 나라답게'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는데 교육의 본질은 '사람을 사람답게'하는 것"이라며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가 이 본질을 세우도록 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 회장은 이달 17일부터 25일까지 회원 직선으로 치러진 제37대 회장 선거에서 58.5%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서울교대, 건국대 교육대학원(석사, 교육학박사)을 졸업하고 1980년부터 서울 초등교사로 근무를 시작한 전 회장은 교육부 학교정책실 및 공보관실 장학관, 북부교육지원청 초등교육지원과장, 서울시교육청 초등인사담당 장학관, 북부교육지원청 교육지원국장, 서울교육연구정보원 장학관 등 교육행정 요직을 두루 거쳤다.
전곡초 교장에 이어 2014년 3월부터 서울교대부설초 교장으로 재직해 온 그는 온화하고 합리적 성품으로 동료 교원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성일 창문여고 교사(수석부회장), 박장희 서울신계초 교장, 조대연 고려대 교수 등 3명의 부회장 후보와 동반 출마해 당선된 전 회장은 "교육의 본질을 살리려면 우선 교사들의 자존감부터 높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회장은 "외부에서 볼 땐 잘 모르지만 지금 교단은 선생님들이 가르치는 일에 전념할 수 없는 환경이 돼버렸다"며 "오직 가르치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위한 첫번째 과제로 '교원성과급 폐지'를 내걸었다. 이는 교총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양대 교원단체에서 줄기차게 요구해 온 내용이기도 하다.
전 회장은 "교육의 효과는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인데 이를 수치로 평가한다는 것은 어림없는 소리"라면서 "교육의 특수성을 생각하지 않고 정치, 경제 논리로만 접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전 회장은 ▲소통·배려·협력 ▲인성·창의·진로교육 등 두 가지 축을 제시했다.
전 회장은 "이 두 개의 축이 균형 있게 굴러가야 우리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울 수 있다"며 "'지덕체'(智德體)가 아닌 '체덕지'(體德智)를 강조하는 교육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27일부터 3년 임기를 시작한 전 회장은 "요즘 젊은 교사들이 교총이나 전교조에 가입하지 않는 이유도 되새겨 봐야 한다"면서 "젊은 교사들은 물론이고 전교조 서울지부와도 적극 만나는 등 소통과 협력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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