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기대감'에 대선 후 세종 아파트값 고공행진

입력 2017-05-28 10:30   수정 2017-05-28 14:30

'행정수도 기대감'에 대선 후 세종 아파트값 고공행진

내놨던 매물 거둬들이고 전국에서 투기 수요 몰려

대선 후 일주일새 3천만원 오르기도…분양·입주물량 많아 전셋값은 폭락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집주인들이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여 매수 문의는 많은데 팔 물건이 없어요. 사려는 분이 나섰다고 집주인에게 연락하면 더 기다려보겠다고 하거나 그 자리에서 5천만원을 올리니 거래가 안 되죠."(세종특별자치시 도담동 D공인 대표)

대통령 선거 이후 세종시 주택시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분양 예정 물량도, 입주물량도 많지만 집값 상승세는 가파르고 매수 대기자가 넘쳐나는데 매물은 씨가 말랐다.

28일 세종시 일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지난 2월 대선 후보들이 앞다퉈 '행정수도 완성' 공약을 내놓으면서 오름폭이 커진 이 일대 아파트값은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종시에 국회 분원을 설치하고 행정자치부, 미래창조과학부를 이전하는 등 행정중심도시로 완성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으로 이 일대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탓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 2월 말 기준 820만원에서 3월 828만원, 4월에는 881만원으로 단기간에 급등했고 이달 현재 885만원 수준으로 올라섰다. 불과 3개월 만에 3.3㎡당 아파트값이 65만원 상승한 셈이다.

세종시 일대 중개업소가 체감하는 주택시장의 열기는 더 뜨겁다.

부동산114의 세종시 아파트값 시세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1월 입주한 고운동 가락마을 4단지 '세종 이지더원' 전용면적 59.98㎡은 지난달 28일 기준 매매가격이 2억3천500만원이었으나 한 달 뒤인 지난 26일에는 이보다 1천만원 오른 2억4천500만원이었다.

2011년 12월 입주한 한솔동 첫마을 퍼스트프라임 1단지 전용면적 102.63㎡의 경우 지난달 3억6천5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으나 한 달 새 1천500만원이 올랐다.

종촌동 가재마을 12단지 중흥S-클래스 센텀파크 2차 전용면적 84.99㎡의 경우 지난달 시세는 3억4천750만원이었으나 이달 3억7천7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고 호가는 3억8천500만원까지 올라갔다.

2015년 4월 입주한 도담동 도램14단지 한림풀에버 전용면적 99.98㎡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지난 1월 중층이 5억∼5억2천만원에 거래됐다.

인근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최근 5억8천만∼6억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호가는 6억5천만원으로 넉 달여 만에 8천만원가량 올랐다.

도담동 한림제일공인 관계자는 "세종청사 주변 아파트 전용 99.98㎡는 분양가가 3억5천만원 수준이었는데 최근 아파트값이 6억원까지 올랐다"며 "연일 매수 대기자들의 문의가 이어지는데 나와 있던 매물이 전부 들어가버려 당분간 아파트값은 계속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부터 입주를 시작한 새롬동 2-2생활권 M3블록 세종 더샵 힐스테이트 전용면적 59.93㎡는 대선 이전에는 분양가에 1억원가량 웃돈이 붙었는데 지난주에는 1억2천만원이 붙었고 이번 주에는 이보다 3천만원이 더 올랐다.

인근 천지인공인 관계자는 "매도자들이 최근 거래를 보류하면서 이번 주에는 계약을 체결하려다 무산된 사례가 많았다"며 "새 정부가 행정수도로 완성할 거라는 기대감에 매수 대기자는 많이 늘었는데 매물은 씨가 마르는 현상이 이번 주 들어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실수요뿐 아니라 투자 수요까지 몰려 집값을 더 끌어올리는 분위기다.

이전에는 세종시 거주자나 대전, 청주 등 인근 대도시 거주자들의 매수 문의가 많았지만 대선 전후로는 전국 각지에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게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종촌동 광장공인 관계자는 "요즘은 서울뿐 아니라 전주나 광주, 부산에서도 매수 문의가 많다"며 "투자 목적으로 사려는 분들이 많아 당장 입주할 수 없어도 목돈이 필요 없는 전세를 낀 25평, 33평형을 많이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세종시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치솟는 사이 전세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분양 물량과 입주물량이 대거 쏟아지면서 전셋값은 계속 하락세다.

실제로 올해에만 세종시에서 5천239가구가 분양했거나 분양을 앞두고 있다.

입주물량은 2015년 1만7천381가구, 지난해 7천653가구였고 올해 예정 물량은 1만5천432가구, 내년에는 1만3천328가구로 내년까지 1만여가구 이상 입주에 나선다.

부동산114가 집계한 세종시 월별 전셋값 변동률을 보면 1월 한 달간 0.14% 상승했던 전셋값은 2월에 0.23% 떨어진 이후 3월에 1.8%, 4월에는 2.15%로 하락폭이 커졌고 이달 현재 0.79% 떨어져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종시 아파트의 3.3㎡당 평균 전세가격은 1월 509만원에서 2월에는 503만원, 3월에는 481만원, 4월에는 460만원, 이달 현재는 457만원으로 4개월 만에 52만원 하락했다.

종촌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세종시 일대 전세시장은 계속 폭락 중이다. 지난달 입주물량이 몰리면서 2월에 2억4천만원이었던 인근 33평짜리 아파트 전셋값이 최근 1억5천만원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행정수도 실현에 대한 기대감이 팽배한 만큼 당분간 세종시의 아파트값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행정기능 강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고 앞으로 차기 정부에서도 개발은 계속될 거라는 믿음이 생긴 것 같다"며 "세종시 관련 정책에 이변이 없고 대출규제 등 추가 악재가 없는 한 아파트값 상승세가 최소한 연말까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mong0716@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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