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간이식 권위자 "연간 1,250∼1400건 시행"…韓, 연 1천건 수준
생명윤리 전문가 "기증자 건강 영향 크므로 객관적 평가 중요"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가 한국을 제치고 간이식 분야 '세계 1위'로 올라섰다고 터키 언론이 보도했다.
28일 터키 일간 밀리예트 등에 따르면 이스탄불 소재 플로렌스나이팅게일병원 간이식센터 소속 야만 토카트 박사는 최근 프라하에서 열린 세계간이식학회(ILTS)에서 터키에서 연간 간이식 수술 1천250∼1천400건이 시행된다고 발표했다.
세계간이식학회는 간이식 분야 최대 규모, 최고 권위 국제학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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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카트 박사는 "한국이 간이식 분야에서 앞서갔지만 이제 우리가 한국을 넘어섰다"면서 "세계는 이 상황에 놀라며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터키는 과거 일본으로부터 간이식을 배운 후발 주자이나 이제는 선도 국가"라면서 "이제는 미국과 유럽이 우리로부터 배운다"고 자찬했다.
장기간 간이식 분야에서 양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부동의 1위를 유지한 한국의 연간 수술 실적은 1천 건 정도다.
한국이 인구가 많은 미국이나 서유럽, 일본보다 간이식 수술 실적이 크게 앞선 이유는 생체 간이식, 특히 가족간 이식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생체 간이식이란 뇌사자로부터 기증을 받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으로부터 간 일부를 이식하는 것을 말한다.
미성년 자녀의 간을 부모에게 이식하는 수술도, 해외에서는 윤리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받아들여지나 한국에서는 빈번하게 이뤄진다.
생체 간이식 규제가 까다롭지 않아 이식 외 다른 치료법을 시도할 수 있는 경우에도 이식에 의존하는 분위기도 있다.
이번 학회에서 공개된 터키의 간이식 실적은 그간 외국 학계에 놀라운 사례로 통한 한국보다 훨씬 많다.
발표자 토카트 박사가 "세계 의료계가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내·외국인 구분, 가족관계 같은 세부 통계가 공개되지 않아 구체적인 분석이 어렵지만, 한국과 비슷하게 가족주의가 강한 문화에 비춰볼 때 가족간 이식이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터키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생체 간이식 실적과 관련한 윤리적 논란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한국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의 김명희 연구부장은 "생체 간이식은 기증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므로 기증자 적격성 평가가 독립적이고 객관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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