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출마설 일축…"선거 이후, 역할 있다면 하겠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정아란 기자 = 바른정당 대선후보였던 유승민 의원은 28일 "우리가 보수정치를 바꿔 나가고 민심만 돌아서면 지금 자유한국당에 있는 분들을 골라 받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유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열린 신입당원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선 막바지인 4월 말 이후 당원이 2만 명 가량 늘었다는 말을 들은 뒤 "(당이) 바람 앞에 촛불 같은 존재지만 절대 꺼지지 않고 타오를 수 있도록 여러분과 같이 가고 싶다"며 "여러분을 실망하게 하지 않을 정치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유 의원은 다음 달 26일 전당대회 격인 당원대표자회의에 출마하라는 일각의 요구를 물리치면서 "다른 의원들이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돼 훨씬 젊고 개혁적으로 이 당을 끌어가는 것도 참 좋은 일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이후에 어느 때이든 우리 바른정당이 추구하는 바를 위해 제가 할 역할이 있다면 무엇이든 다 하려고 한다. (대선 과정에서) 당의 많은 분에게 큰 빚을 졌기에 지금은 백의종군하면서 역할을 다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대구·경북(TK) 지역에서 자신을 '배신자'로 인식한다는 지적에는 "그 말을 입에 담기도 싫지만 그 말을 극복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TK를 떠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작년 총선 때도 서울에 왔다면 도망치는 격이 됐을 것"이라면서 "3년 뒤 총선에서도 (서울에 오면) 도망치게 되는 것이니 그 자리에서 정치적으로 죽는 한이 있더라도 (있겠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문재인정부의 국정운영을 언급하면서 "파격적인 개혁 정책 대부분 찬성하고 검찰개혁도 손뼉 쳐 드릴 부분이 많다"면서도 일부 정책은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의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 창출 공약을 두고서는 "인간답게 살 정도의 임금에 생명·안전을 위협받지 않는 일자리 창출이 핵심이지 공무원 수만 늘리는 건 안 된다"면서 "대통령이 언젠가 이 정책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줄기차게 찬성해온 유 의원은 "무기 하나 도입하는 일로 국회 비준을 받는 건 옳지 않다"면서 "문재인정부가 이런 부분에 이상하게 나오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면서 엄포를 놓았다.
이날 간담회는 신입 당원 질문이 쏟아지면서 예정보다 1시간가량 늘어난 2시간 40분간 진행됐다.
유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지하철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1주기를 맞아 당시 사고 현장을 찾은 뒤 기자들과 만나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안 처리 논란에 대통령의 직접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유 의원은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에 분명히 공직 배제 5대 원칙을 국민 앞에 약속하고 당선됐다"며 "그걸 지키지 못한 부분에 대해 본인 입으로 직접 말씀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구의역 스크린도어에 "비정규직 문제 해결과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의 추모 메시지를 썼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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