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혐오' 흉기난동 막다 숨진 美시민 2명 '영웅' 추앙(종합)

입력 2017-05-29 08:41  

'무슬림 혐오' 흉기난동 막다 숨진 美시민 2명 '영웅' 추앙(종합)

찬사·감사 메시지 쏟아져…희생자 등 위한 모금운동도



(로스앤젤레스·서울=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김아람 기자 = 미국 오리건 주 포틀랜드 통근열차에서 이슬람교도 혐오 발언을 내뱉던 백인 남성을 저지하다가 흉기에 찔려 숨진 시민 2명에 대한 추모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인종·종교 차별 등에 기인한 혐오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미국 사회에서 '의인'의 영웅적 행동을 볼 수 있었다는 찬사가 나온다.

28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26일 오후 맥스 트레인 통근열차에 타고 있던 제러미 조지프 크리스천(35)은 다른 두 여성 승객을 향해 인종과 종교를 헐뜯는 발언을 하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두 여성 승객 중 한 명은 히잡을 착용하고 있었다.

이를 보다 못한 승객 리키 존 베스트(53)와 털리신 머딘 남카이 미셰(23), 마이카 데이비드-콜 플레처(21)가 제지에 나섰다.

크리스천은 이들에게 흉기를 휘둘렀고, 예상치 못한 공격을 당한 베스트는 현장에서 숨지고 남카이 미셰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범인은 백인우월주의와 극단적 인종주의에 심취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번 사건을 증오 범죄로 규정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용의자 크리스천이 증오 범죄에 상당하는 협박 혐의를 받는다고 밝혔다.

테드 휠러 포틀랜드 시장은 성명을 내고 "두 시민이 증오에 대항하는 법을 몰랐던 이들을 대표해 올바른 일을 하다가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그들의 행동은 용감하고 이타적이었으며 모범으로서 추앙받아야 한다. 그들은 영웅들이다"라고 강조했다.


케이트 브라운 오리건 주지사는 "용기 있는 두 분의 희생에 가슴이 미어지는 듯하다"라고 트위터에 썼다.

오리건 주 제프 머클리 상원의원은 "포틀랜드 맥스트레인의 끔찍한 비극"이라며 "정의의 대변자들은 위험을 무릅쓰다가 그들의 목숨을 잃었다. 증오는 악이다"라는 트윗을 올렸다.

포틀랜드에 사는 무슬림들도 지역사회의 지지에 감사를 표하며 영웅적 행동을 한 희생자들을 위한 모금 운동에 들어갔다.

이 지역 무슬림 커뮤니티 센터의 이맘(이슬람 성직자) 무하마드 나지엡은 "우리가 하나로 뭉칠 수 있어 무슬림으로서, 포틀랜드 시민으로서 정말 감사하다"며 "두 여성이 피해자가 될 수 있었지만, 세 영웅이 뛰어들어 그들을 도왔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센터 측은 희생자, 생존한 피해자, 현장에 있던 두 여성을 위한 모금 운동을 시작해 지금까지 5만 달러(약 5천595만 원)를 모금했다.

숨진 베스트는 23년간 군에 복무하다가 2012년 전역했으며, 재작년부터 포틀랜드 시에서 기술자로 일하던 공무원이었다. 남카이 미셰는 리드대학 경제학부 졸업을 앞둔 학생이다.

남카이 미셰의 누이는 가족을 대표한 성명에서 "마지막 용기를 통해 진정으로 믿는 바를 실천했다. 이 비극이 반성과 변화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oakchu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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