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북극성-2·스커드·화성-12·KN-06 등 기종 안 가려
"다종화된 미사일 능력 과시…김정은, 핵·미사일에 광적 집착"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이영재 기자 = 북한이 29일 스커드-C급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최소 1발 이상을 또 발사하며 한반도 정세를 긴장 국면으로 몰아가고 있다.
북한은 올해 들어 이번을 포함해 탄도미사일만 9번 발사했고, 기종도 다양했다. 지난 27일 발사한 신형 지대공미사일 '번개-5형'(KN-06) 등의 단거리까지 합하면 횟수와 종류가 더 많아진다.
지난 2월 12일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북극성-2형'과 3월 6일 스커드-ER 4발을 쐈다. 5월에는 14일 중거리미사일(IRBM) '화성-12형'과 27일 KN-06 등을 발사하는 등 기종을 가리지 않고 미사일을 쏘아대고 있다.
군과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북한의 미사일 도발 횟수가 부쩍 잦아진 것은 다종화된 탄도미사일 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군 관계자들은 특히 "김정은이 핵과 미사일을 내부 통치술로 활용하면서 광적으로 집착하는 것도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고자 미국이 핵 추진 항공모함 등 전략무기를 한반도에 전개하는 등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데 대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갈 데까지 가보자식'의 미사일 도발로 맞서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이날 오전 5시39분께 원산 일대에서 스커드 계열의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약 450㎞를 비행했다. 최대 사거리 500㎞인 스커드-C급으로 군은 추정하고 있다. 이 미사일은 원산에 배치되지 않았는데도 원산까지 이동시켜 발사했다. 최대 고도도 120여㎞여서 정상적인 각도로 발사했다.
툭하면 화를 내는 등 감정 기복이 심한 것으로 알려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마이웨이식' 도발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은 지난 2월에도 평북 방현 일대에서 '북극성-2형i'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500여km를 비행해 성공한 것으로 평가됐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체계(콜드런칭)를 지상형으로 개량한 이 미사일은 고체연료를 사용해 무한궤도형 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됐다.
고체연료를 사용하면서 발사 준비 시간을 크게 단축했고, 무한궤도형 TEL로 기동성과 은밀성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왔다. 우리 군이 2020년대 초반을 목표로 구축 중인 선제타격 '킬체인'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미사일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 21일 평남 연풍호 주변에서 북극성-2형을 또 발사해 동해상으로 500㎞를 날려 보냈다. 1단과 2단이 안정적으로 분리되고, 분리된 탄두부가 자세를 제어하는 등 MRBM 개발이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14일에는 평북 구성 일대에서 IRBM '화성-12'를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최대고도 2천111.5㎞로 787㎞를 비행했다. 북한이 지난 3월 18일 시험한 액체연료의 '백두산 엔진'을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미사일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으로 가는 중간단계 미사일로 평가됐다.
'화성-12'에 사용한 엔진 3~4개를 묶으면 하와이나 알래스카까지 타격할 수 있는 ICBM의 능력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군과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지난 3월 6일에는 평북 동창리에서 스커드-ER 4발을 동시에 발사했다. 4발 모두 동해상으로 1천㎞를 날아갔다. 옛소련제 스커드 단거리 미사일을 준중거리급으로 확장한 모델이다. 북한 평남 일대에서 발사하면 주일미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지난 27일에는 신형 지대공미사일 '번개-5형'(KN-06)의 요격시험도 진행했다. 북한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KN-06은 북한이 공개한 사진상에 지상에서 발사한 표적체인 로켓과 무인기를 직격파괴(Hit-to-Kill)한 것으로 나타났다.
KN-06은 러시아제 지대공미사일 S-300을 복제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스커드 단거리 미사일을 원산까지 가져와 발사할 이유가 분명치 않다며 다른 목적의 시험발사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합참은 "이번 발사는 국제사회의 제재·압박에도 불구하고 자체 로드맵에 따른 핵·미사일 역량 구축 의지를 현시하고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압박하고자 하는 의도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three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