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리스쉬핑 '보상완료' 발표에 필리핀 선원가족 부인

입력 2017-05-29 11:36   수정 2017-05-29 11:56

폴라리스쉬핑 '보상완료' 발표에 필리핀 선원가족 부인

스텔라데이지호 일부 실종선원 가족 "합의 안했다…수색재개 요구"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지난 3월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화물선 스텔라데이지호의 선사가 필리핀 실종선원 가족 전부와 보상 합의를 마무리했다고 밝혔지만 일부 필리핀 선원 가족들은 합의한 사실이 없다며 부인하고 있어 논란을 빚고 있다.

스텔라데이지호 선사인 '폴라리스쉬핑'은 지난 15일 실종선원 22명 중 필리핀 선원 14명 전원, 한국인 선원 3명의 가족과 보상안에 합의했다고 언론을 통해 밝혔다.


하지만 필리핀 실종선원 가족은 한국인 선원 가족과 수색 상황을 문의하는 이메일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이런 내용의 언론 보도를 뒤늦게 알게 됐다며 기사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필리핀 선원 가족들은 한국인 선원 가족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수색작업이 중단된 사실을 전혀 몰랐으며 현지 선원 송출회사와 보상 합의에 대해 듣거나 서명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 필리핀 실종선원의 여동생은 "보상과 관련해 어떤 문서에도 사인한 적이 없는데 보상 합의가 끝났다는 한국 언론 보도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다른 실종선원 가족에게도 물어보니 사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여동생은 "현지 (선원송출) 사무실에 수색 재개를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을 듣지 못했다"며 "현재 실종선원 가족들은 언론사나 정치인을 찾아가 수색 재개 요구 등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필리핀 실종선원의 아내는 "가족 대부분은 보상에 관심이 없으며 선원들이 반드시 살아있고 돌아오기를 믿는 만큼 수색을 재개해야 한다"며 "한국에 가서 한국인 실종선원 가족과 폴라리스쉬핑 회장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선사와의 보상 합의를 거부하며 수색 재개를 요청하고 있는 한국인 실종선원 가족들은 "선사가 필리핀 선원 가족들과 합의했다는 거짓말을 내세워 한국인 선원 가족에게 합의를 종용해 스텔라데이지호 사고를 덮으려는 속셈"이라고 비판했다.

폴라리스쉬핑은 지난 26일 한국인 실종선원 8명 중 4명의 가족에게 총 8억∼11억원을 지급해 보상합의를 했고 이는 통상적인 선박 사고 보상금 지급액 중 역대 최고액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선사는 나머지 한국인 실종 선원과도 원만한 합의를 위해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운업계에서는 합의 보상금에 대해 함구하던 그동안의 관행과 달리 폴라리스쉬핑이 구체적인 보상액을 밝힌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폴라리스쉬핑 관계자는 "현지 선원 송출회사와 PNI 클럽(선주상호책임보험조합) 등을 통해 필리핀 선원 가족들과 보상금에 대해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합의서는 제시하지 않았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선원을 고용한 폴라리스쉬핑은 현지 송출회사를 통해 선원 가족들과 개별 합의서를 작성해야 한다"며 "합의서가 없다면 보상 합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필리핀 해외취업 표준계약서(POEA)를 보면 해외에서 취업한 필리핀 선원이 사망할 경우 가족들은 최대 5만 달러(5천590여만원)의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win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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