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공지능에서 미국 앞설까?

입력 2017-05-29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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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공지능에서 미국 앞설까?

트럼프 예산 깎을 때 중국은 수조원 투입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중국이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AI)에서 미국을 바짝 추격하면서 막대한 자금을 퍼붓지만, 미국은 예산을 줄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은 이미 AI 연구 프로그램에 수십억 달러(수조원)를 쓴 데 이어 AI 프로젝트와 스타트업, 학문 연구를 지원하는데 새로 수십억 달러를 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고 관련 계획에 대해 중국 정부와 논의한 교수 2명이 말했다.

바이두 같은 중국 민간 기업도 이 분야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 트럼프 정부는 그동안 인공지능 연구를 지원해왔던 다양한 정부 기관에 대한 지원을 줄이는 내용을 포함한 예산안을 지난주 공개했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제임스 루이스는 "새로운 세대 컴퓨팅의 경쟁"이라면서 "차이가 있다면 중국은 경쟁으로 여기는 것 같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많은 전문가는 중국이 인공지능에서 미국에 한 발짝 뒤처졌을 뿐이라고 말한다. 기술에서 힘의 균형은 이동하고 있다.

독일에서 자율 로봇 연구 박사후과정을 마친 쇠렌 슈베르트페거가 선택한 곳은 인공지능 개발이 시작되고 발전한 유럽이나 독일이 아니라 중국이었다.

그에게는 자금 지원이 중요했다. 그는 유럽이나 미국에서 받았을 법한 연구비의 6배를 중국에서 받았다. 그는 "다른 곳에서였더라면 이런 연구실을 시작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구비 지원은 미국과 유럽에서는 줄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많은 중국 지방정부가 로봇공학에 수십억 달러를 쓰고 있다. 그 일부는 인공지능 연구로 들어간다.

예를 들어 중국 후난(湖南)성에 있는 잘 알려지지 않은 도시인 샹탄(湘潭)은 로봇과 인공지능 개발에 20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다른 지역은 AI 산업에 직접적인 인센티브를 준다. 남부 선전(深천<土+川>)에서는 AI 프로젝트를 시작하는데 100만 달러를 지원한다.

중국은 국가적인 AI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규모는 불분명하지만 수십억 달러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

반면 트럼프의 예산안에 따르면 미국 국가과학재단의 이른바 지능 시스템에 대한 지출은 1억7천500만 달러로 10% 줄어들게 된다. 다른 분야의 연구개발 역시 감소할 예정이다. 예산 감축으로 연구개발의 중심은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민간 기업으로 더욱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발전협회의 스바라오 캄바파티 회장은 "이전 행정부는 인공지능이 있는 미래를 준비했다. 인공지능의 기초 연구를 강화하는 것을 논의했다"면서 연구가 확대되는 대신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했다.




중국의 투자가 인공지능 분야의 지배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식의 접근법과 폐쇄적인 관료주의, 정보 통제는 연구의 방해물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도 나아지기 시작했다고 왕성진 칭화대 전자공학 교수는 말했다.

현재로선 미국과 중국 사이의 인공지능 협력과 교환은 대체로 열려 있다.

바이두와 텐센트, 디디추싱 같은 중국의 대형 IT 기업이나 몇몇 중국 스타트업은 미국에서 인공지능 연구실을 열었다.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6년간 중국의 투자자들은 미국 인공지능 기업 51개를 지원했는데 금액은 7억 달러에 해당한다.

이런 협력이 얼마나 오래 계속될지는 알 수 없다. 미국 국방부는 중국의 투자에 대한 통제 강화를 요구했다. 중국의 정부와 민간 모두 인공지능 개발에 열을 올리지만, 양쪽을 분간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가령 바이두는 올해 정부와 공동으로 연구실을 열었다.

검색엔진으로 유명한 바이두는 중국 AI 분야의 리더다. 바이두는 자율주행차량을 개발하고 있다. 또 바이두는 인공지능으로 실종자를 찾아주는 사이트를 만들었는데, 최근 한 가족이 이를 통해 27년 전에 유괴된 아이를 찾기도 했다.

바이두의 음성 인식 소프트웨어는 최고 수준으로 여겨진다. 중국 방언의 성조 차이를 구별하는 어려운 과제도 해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해 10월 자사의 음성 인식 소프트웨어가 인간 수준의 언어 인식을 뛰어넘었다고 발표했을 때, 당시 바이두의 AI 연구를 이끌던 앤드루 응은 자신의 팀이 이미 1년 전에 그와 비슷한 성과를 달성했다고 자랑했다.

중국이 첨단 AI 기술을 개발하는데 중국 기업과 대학이 쌓은 막대한 양의 데이터가 도움된다. 중국과 미국에서 경험을 쌓은 많은 중국인 엔지니어도 큰 자산이다.

중국 정부의 AI 관심을 증폭시킨 것은 구글이다. 지난해 3월 구글의 AI 시스템인 알파고는 바둑에서 한국의 이세돌을 꺾었으며 이번에는 세계 최고수로 평가받는 중국의 커제도 완파했다.

구글의 알파고 행사가 정부의 자금 지원 논의에 영향을 미쳤다고 여러 중국인 교수들은 말한다.

중국에서 AI의 발전은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인공지능은 중국 정부가 인터넷을 더 잘 검열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이는 중국 연구자들이 결정적인 정보를 찾는 데 방해가 된다.

동시에 향상된 AI 덕분에 중국인들은 기사와 다른 정보를 쉽게 번역할 수도 있다.

뉴욕대 상하이 캠퍼스의 클레이 셔키 교수는 "자동차공학과 달리 인공지능은 놀라운 결과를 낳을 것이다. 세상의 예측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질 텐데, 중국 정부가 좋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imy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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