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 육군참모총장 상원 청문회서 "예산 부족 상황서 불가피"
전투단 발족 후 한국에 다시 순환배치 계획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예산 부족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력 강화 압력에 직면한 미국 육군이 응급조처로 한국에 있는 사전배치물자(APS)를 철수할 계획이다.
마크 밀리 미 육군참모총장은 기갑여단 전투단(ABCT) 신규 창설에 필요한 장비 확보책으로 한국에 있는 사전배치물자를 미 본토로 철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미 군사 전문매체 디펜스뉴스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전배치물자는 한국 등 주요 예상 분쟁지역에 전차, 장갑차, 자주포, 트럭, 탄약, 유류 등 전쟁 수행에 필요한 물자를 미리 배치해놓는 것으로 투입 병력의 전개시간을 단축, 대응속도를 줄일 수 있다. 한국은 캠프 캐럴(경북 왜관)이 배치지(APS-4)로 알려졌다.
밀리 총장은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25일) 답변에서 미 육군이 경량화된 보병 여단 전투단(BCT) 일부를 전차와 장갑차 등으로 중무장한 기갑여단 전투단으로 재편성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면서, 대표적인 사례가 제15 기갑여단 전투단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제16 기갑여단 전투단처럼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새로 발족하기 위해서는 한국에 있는 사전배치물자를 본토로 이전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밀리 총장은 해외에 있는 사전배치물자는 항구배치물자와 달리 이동이 가능하고, 훈련이나 연습 시에도 현지 통합전투사령부 차원에서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사시 신속하게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수행한 수년간의 대테러전과 대반란전 때문에 미 육군이 비등한 전력을 보유한 적군을 상대로 하는 분쟁 상황에서 작전할 수 있도록 재편성과 재균형 필요성을 인식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밀리 총장은 북한의 군사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국에 있는 장비를 미 본토로 가져오는 것이 왜 필요하냐는 질문에 "예산과 생산 일정 및 보유 현황을 고려할 때 한국에 있는 사전배치물자를 빼낸 후 제16 기갑여단 전투단을 발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그는 이어 발족하는 제16 기갑여단 전투단이 육군의 현행 전략의 하나로 한국에 순환 배치될 것이라면서, "한반도에서 장비를 빼내는 데 따른 위험요소가 있지만, 이는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밀리 총장은 한국에 순환 배치될 기갑여단 전투단은 영구전진배치 부대를 발족하는 것보다 더 자주 사용될 것이라면서, 1월 처음으로 독일 페르메이르하벤 항에 처음 도착한 기갑여단 전투단이 목적지인 폴란드에서 전투태세를 갖추는 데 2주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기갑여단 전투단은 M1A3 에이브럼스 전차(90대), M2 브래들리 보병 전투차량(IFVS, 90대), M113 장찹차(112대), M109 155㎜ 자주포 등으로 무장한 3개 제병합동대대, 1개 기갑정찰대대, 1개 공병대대, 1개 지원대대 등으로 구성된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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