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위장전입 기준' 제시…'5대 인사원칙' 구체화 되나

입력 2017-05-29 16:56   수정 2017-05-2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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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위장전입 기준' 제시…'5대 인사원칙' 구체화 되나

민주·국정委 논의…병역면탈·투기·논문표절 '세부기준' 나올까

"소모적 논란 줄여야"…野 "사실상 원칙서 후퇴" 반발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여권에서 고위공직자 인사검증 기준 원칙을 구체화하는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날 청와대가 '인사 배제 5대 원칙' 가운데 논란이 된 위장전입과 관련, 2005년 7월 인사청문제도 도입 이후 위장전입 관련자에 대해선 국무위원 인선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처럼 청와대의 입장 표명을 신호탄으로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도 새 인사검증 기준을 마련하기로 하면서 병역면탈, 부동산투기, 탈세, 논문표절 등에 대해서도 세부 규칙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하지만 야권을 중심으로 사실상 인사원칙이 후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 여권 '기준 구체화' 속도…4개 원칙도 손볼까 =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국회를 찾아 2005년 7월 이후 위장전입 관련자는 앞으로 국무위원 후보자에서 배제하고, 2005년 7월 이전 위장전입자라도 투기목적으로 위장전입을 했다면 고위공직자로 추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존의 '위장전입자 추천 배제' 원칙처럼 포괄적 기준을 적용한다면 현실적으로 '억울한' 사례가 나올 수도 있는 만큼 기준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2005년 7월은 국무위원 후보자 전원에 대한 인사청문회 실시가 시작된 때다. 이 이후에 위장전입을 했다면 투기목적이 아니더라도 '신변관리'를 하지 못한 책임이 있으므로 추천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다만 그 이전 위장전입 인사들 가운데 투기 목적이 없었던 인사들까지 탈락시키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기준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이런 움직임의 배경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모두 2005년 이전 위장전입이 문제가 된 상황에서, 막혀있는 인사청문회 정국에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구상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청와대가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국정기획위원회나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국회에서의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정기획위 박광온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발표한 대로 고위공직자 인사기준과 인사청문회 발전방안을 논의하는 태스크포스(TF)를 곧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4당 역시 이날 원내대표 회동에서 인사청문 대상자에 대한 검증의 세부기준을 마련하자는 원칙론에 일단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의 관심은 '5대 배제원칙' 가운데 위장전입을 제외한 병역면탈, 부동산투기, 탈세, 논문표절 등 4개 원칙에 대해서도 세부적인 적용기준이 마련될지에 쏠려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예를 들어 논문표절의 경우 작성 원칙을 실수로 위배하는 일 때문에 문제가 되는 사례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여유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올 수 있다"며 "부동산 투기의 경우에도 어떤 수준 이상을 '투기'로 규정할 것인지 등을 더 논의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투기는 물론 탈세, 병역면탈 등의 경우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문제들인 만큼 구체적 기준을 만들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자칫 이런 의혹에 연루된 인사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 "결국 원칙 후퇴한 것" vs "소모적 논란 없어야" = 실제로 여권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야권 일각에서는 "결국은 원칙에서 물러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에서는 위장전입에 대해 '구체적 기준'을 제시했다는 입장이지만, 결과만 놓고 본다면 '위장전입자 원천배제'에서 후퇴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청와대가 밝힌 기준안에 대해 "위장전입 하나만 갖고 2005년 이후로 판단하겠다는 건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 사람들이 야당 할 때 송곳 검증해서 지금 같은 엄격한 기준을 만들었는데, 집권하니 사정이 달라졌다고 하는 것 자체도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여권에서는 인사검증에서 되풀이되는 소모적 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구체적인 인사기준안을 만드는 것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언급한 (고위공직자 임명배제) 5대 원칙과 기준을 국민의 눈높이에서 해석, 적용해야 할 것"이라며 야권의 협조를 거듭 촉구했다.

국정기획위 김진표 위원장도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얼마나 많은 소중한 인사들이 희생됐나"라며 "맞을 매를 맞더라도 사회 전체의 발전을 위해 개선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hysu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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