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00㎞ 강풍에 가로수 수천그루 쓰러져…크렘린궁 푸틴 관저 지붕도 날아가
(모스크바·서울=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권혜진 기자 =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29일(현지시간) 폭우를 동반한 강력한 돌풍이 일어 가로수 등이 뿌리째 뽑히면서 180명 가까운 사상자가 발생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과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0분께부터 약 1시간 동안 모스크바시와 인근 지역에 엄청난 위력의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가로수가 뽑히고 도로표지판 같은 구조물이 쓰러지는가 하면 건물 지붕들이 날아갔다.
이에 길을 가던 다수의 시민이 나무에 깔리고 부서진 구조물 등에 부딪혀 숨지거나 부상했다.
모스크바시 보건부는 30일 오전 "11명이 사망하고 168명이 부상해 146명이 입원했다"면서 "현재 108명이 여전히 병원에 남아있다"고 밝혔다.
부상자 중에는 중태 환자도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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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관저로 쓰이는 크렘린궁 내 '세나트스키 궁전'의 지붕 일부도 날아갔다.
돌풍으로 쓰러진 나무만도 6천500그루에 이른다. 또 300여 개 주거지역 1만6천여 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기고, 교외 전차와 장거리 열차, 지하철 지상 구간 운행이 중단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BBC는 늙어 위태로운 나무가 아닌 멀쩡한 나무가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졌다고 구조대원의 말을 인용해 상황을 전했다.
세르게이 쇼바닌 모스크바 시장은 "유례가 없는 일로, 낮에 돌풍이 불어 사상자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BBC는 모스크바에서 이런 강력한 돌풍이 일어난 것은 100여 년 만에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돌풍은 풍속이 초속 28m(시속 100.8㎞)에 달했으며 폭우까지 동반해 피해를 키웠다.
모스크바에 체류 중인 캐나다인 관광객은 BBC에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강력한 바람이 불어 잔해가 사방으로 날아다녔다"고 목격담을 전했다.
돌풍이 닥치자 시청 직원을 포함해 3만5천여 명이 구조 및 복구 작업에 투입됐으며 이후 대중교통은 대부분 운행을 재개했다.
모스크바시 외 인근 20개 지역에서도 폭풍의 여파로 1천여 그루의 나무가 쓰러지고 4천여 명이 직간접적인 피해를 보았다고 재난당국은 밝혔다.
러시아에선 지난 1998년에도 돌풍이 불어 9명이 숨지고 165명이 부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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