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국립 충남대학교가 총장 선출 과정에서 불거진 청와대 비선 개입 의혹을 보도하려던 학교신문 발행을 막아 논란을 빚고 있다.
30일 충남대학교에 따르면 학내 공식 신문인 '충대신문' 1228호가 발행되지 못했다. 이 신문은 전날 발행될 예정이었다.
이와 관련, 학생 기자단은 입장문을 내 "신문 발행 중단 사태에 이르기까지 심각한 언론자유 침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충대신문은 애초 '새 정부 출범 국립대 총장 선출은 어떻게'라는 기사를 1면에 배치하고, 간선제와 직선제 등 국립대 총장 선출 방식 문제를 짚어볼 계획이었다.
자연스럽게 지난해 오덕성(61) 현 총장 선출 과정에서 불거진 '청와대 비선 개입' 의혹도 보도될 예정이었다. 오 총장은 간선으로 뽑혔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2순위 후보였던 오덕성 총장이 청와대 인맥의 도움으로 1순위 후보를 제치고 총장에 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문제는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제기된 의혹으로, 새로운 얘기는 아니었다.
그런 데도 충대신문 발행을 담당하는 주간교수는 총장과 관련된 부정적인 기사 삭제를 요구했고, 학생들은 수용할 수 없다며 맞섰다.
주관교수는 기사 삭제 대신 내용 수정과 1면 대신 2면 발행 변경을 제안했고, 학생들이 받아들이지 않자 결국 신문 발행을 금지했다.
충대신문은 조만간 역대 주간교수 등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를 열고 합의점을 찾을 계획이다.
김채윤 충대신문 편집국장은 "그동안 기사 수정을 요구하거나 취재 지시를 내리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더 이상의 편집권 침해를 두고 볼 수 없었다"며 "조만간 있을 운영위원회에서 재발 방지를 요구하고, 수용되지 않으면 구성원들과 협의해 다음 행동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학교 관계자는 "양쪽이 서로 양보하고 합의점을 찾았어야 했는데, 문제 해결 방식이 좀 서툴렀던 것 같다"며 "학생들과 적극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young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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