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부경찰서, 시 경제고용진흥원과 업무협약…"범죄피해자 꾸준히 돕는다"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대학을 졸업하고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아가던 A(24·여)씨에게 불행은 예고 없이 찾아왔다.
A씨는 지난해 11월 14일 광주 서구 화정동 한 아파트 앞에서 귀갓길을 서두르다가 40대 주부로부터 '묻지마' 공격을 받았다.
주부는 통화하며 걸어가던 A씨를 "저기요"라고 불러세워 문구용 칼을 휘둘렀다.
우울증을 앓던 주부가 늦은 밤 흉기를 들고 거리를 서성이며 생면부지 행인을 공격한 이유는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눈에 보이는 상처는 아물었지만, A씨는 이 사건으로 왼쪽 팔 신경을 다쳤다.
정교한 손동작으로 업무를 수행했던 A씨는 사건 한 달 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둬야 했다.
A씨는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 심리치료를 받는 등 이중의 고통 속에서 나날을 보냈다.
이 사건을 수사한 광주 서부경찰서는 애꿎은 범죄피해자가 건강과 직장까지 잃는 모습을 지켜보며 A씨가 재취업에 성공하도록 각계에 도움을 호소했다.
경찰은 성실함이 묻어나는 A씨 이력서를 들고 뛰어다닌 끝에 한 업체로부터 면접 기회를 얻게 됐다.
A씨는 면접에서 합격해 다음 달 1일 첫 출근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예전처럼 정교한 수작업을 맡지는 못하지만, 관련 분야 경력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서부경찰서는 A씨처럼 고통받는 범죄피해자가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30일 광주시 경제고용진흥원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양 기관은 범죄피해자 진로 상담과 취업지원을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광주 서부경찰서 청문감사실 관계자는 "범죄피해자 구제에 경찰력만으로는 한계를 느꼈다"며 "시 경제고용진흥원과 함께 장기적인 도움과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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