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 환경부에 '유해조수' 지정 요청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강원 춘천시 겨울철 서리꽃(상고대) 명소인 소양강 버드나무 군락지가 고사 위기에 빠졌다.
이곳에 민물가마우지들이 집단으로 둥지를 틀면서 나무들이 말라 죽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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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가마우지는 2009년부터 춘천 의암호에 나타나기 시작해 현재 500마리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가마우지는 1∼8월 의암호에 서식하다 9∼12월 따뜻한 동해안이나 강화도에서 겨울을 나고 다시 돌아오는 철새다.
특히 민물가마우지는 한 쌍이 한 회에 3∼5마리씩, 연 2∼3회를 산란해 개체 수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하지만 민물가마우지는 보호종이어서 인위적인 퇴치가 금지돼 있다.
춘천시는 조류 서식환경과 버드나무 경관을 동시에 보호하기 위해 고민에 빠졌다.
산성을 띠는 배설물이 들러붙어 나무가 말라죽는 백화현상이 심각하지만, 대안이라고는 물청소밖에 없다.
둥지가 빈 시기에 맞춰 1년에 한 번 물청소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개체 수는 나무 고사를 가속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춘천시는 지난해 환경부에 이 새를 '유해 조수'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최근 관련법 개정을 요구했다.
유해조수로 지정해 인위적으로 다른 곳에서 번식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30일에도 민물가마우지가 나무마다 둥지를 만들어 빼곡하게 내려앉아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춘천시 관계자는 "매년 개체 수가 늘어나 유해조수로 지정을 요청하거나, 자연상태로 두면 스스로 개체 수가 조절된다는 조류 전문가 의견까지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현재까지 마땅한 방법이 없어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h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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