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AI 스타트업 일부 업종에 편중…의료·생활서비스 많아"

입력 2017-05-31 07:30  

"한국 AI 스타트업 일부 업종에 편중…의료·생활서비스 많아"

19개 주요社 분석…"다양성 낮아…데이터 개방 범위 확대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막 걸음마를 시작한 국내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이 의료·생활 서비스 등 일부 업종에 쏠리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구글의 알파고가 바둑을 정복하고 IBM의 '왓슨'이 헬스케어의 선두주자로 부상하는 등 산업 전 분야에 AI가 퍼지는 세계 추세와 반대로, 국내 AI 스타트업들은 업종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31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한국정보화진흥원(NIA)는 '우리나라 AI 기업 현황 조사 보고서 1.0'에서 국내 주요 AI 스타트업 19곳의 업종과 세부 사업 내용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업종별로는 의료가 5곳, 생활 편의 서비스 분야가 4곳, 교육이 2곳, 하드웨어와 전자상거래가 각각 1곳씩이었다.

특정 업종에 속하지 않고 범용 AI 기술을 공급하는 '플랫폼' 계열의 스타트업은 6곳으로 집계됐다.

의료 AI 스타트업 중에선 AI가 CT 촬영 결과나 세포 조직 사진 등을 보고 질병을 검진하는 기술을 다루는 업체가 '뷰노'·'루닛'·'토모큐브' 등 3곳으로 제일 많았다.

AI 기반의 환자 재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업체('네오펙트')와 신약 개발용 AI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사례('스탠다임')도 있다.

생활 서비스 업종은 지능형 공기 정화 기술('비트파인더'), AI 법률 서비스('헬프미'), 일정관리 솔루션('코노랩스'), 스마트 챗봇('플런티') 등 세부 사업이 다양하게 나타났다.

AI 플랫폼 스타트업은 솔투룩스와 마인즈랩 등 먼저 빅데이터 같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업체들이 범용 AI 기술로 영역을 확장한 사례가 많다고 NIA는 설명했다.

NIA 관계자는 "의료와 생활 서비스 분야에 AI 스타트업이 몰린 이유는 AI를 훈련하는 교재인 데이터가 의료·생활 쪽에 많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여러 업종의 AI 기업을 키우려면 다양한 데이터가 공개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전자상거래는 AI의 활용 전망이 밝은 분야지만 기존 기업들이 주요 인터넷 쇼핑 플랫폼(서비스 공간)을 장악하고 자체 AI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스타트업이 진출할 여지가 아직 작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AI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라 AI 스타트업이 현재 몇 개나 있는지에 대한 전수 조사 결과가 없다. NIA는 외부 웹사이트를 갖췄고 명확한 사업 계획 및 실적이 있는지 등을 기준에 따라 AI 스타트업 19곳을 찾아 조사했다고 전했다.

AI 스타트업은 신생 AI 기술·서비스를 빠르게 발전시키는 원동력으로, 국내외 IT 업계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현존 최강 AI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의 자회사 '딥마인드'도 2014년 구글 인수 전만 해도 영국의 무명 스타트업이었다.

국내 대형 IT 업체가 AI 스타트업을 사들인 사례는 아직 많지 않다.

삼성전자가 작년 10월 미국의 AI 음성 비서 업체 '비브랩스'를 전격 인수·합병한 것이 그나마 유명한 예로 꼽힌다.

올해 3월 일본의 AI 집사 개발사인 '윈클'(Vinclu)을 인수한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는 이번 달 31일까지 자사의 투자를 받을 한국 AI 스타트업을 공개 모집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투자를 원하는 스타트업이 많아 공모 기한을 7일에서 31일로 늦췄다"며 "특별히 유망한 업체가 있으면 인수 검토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t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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