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매출 13억' 전국 최고명당 역매장 임차인 바뀐다

입력 2017-05-30 17:42   수정 2017-05-30 18:34

'월 매출 13억' 전국 최고명당 역매장 임차인 바뀐다

부산역 임대코너 77㎡ 삼진어묵 이어 환공어묵에 낙찰

지역업계 기대속 "높은 임대수수료에 어묵품질 하락" 우려도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전국 기차역 임대시설 가운데 독보적으로 매출액이 높아 명당으로 손꼽히던 부산역 2층 지역특산품 코너의 임차인이 최근 바뀌었다.


30일 지역업계에 따르면 코레일의 자회사인 코레일유통은 지난달 부산역 2층 대합실 맞이방 상업시설(77㎡)의 임대사업자로 환공어묵을 선정했다.

이번 지역특산품 코너 입찰은 지역 어묵업계는 물론 전국적으로 관심을 끌었다.

면적이 77㎡로 그다지 넓지 않지만 부산역 임대시설 중 유동 인구가 많아 가장 '목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환공어묵에 앞서 2014년 10월 이곳에 입점한 부산 어묵업계의 선두 주자인 삼진어묵이 소위 영업 대박을 터트려 눈길을 끈 곳이다.

삼진어묵 입점 이전 기차역 임대시설 중 가장 매출액이 높았던 곳은 대전역에 입점한 성심당 자리였다.

하지만 고급 빵집처럼 실내장식을 한 가게에서 수제 어묵을 직접 골라 먹는 '어묵 베이커리'라는 새로운 마케팅 기법으로 영업에 나선 삼진어묵은 부산역 입점 이후 단일 매장 최대인 13억원, 평균 11억∼12억원의 월 매출 신기록을 쓰며 성심당의 매출액을 단숨에 뛰어넘었다.

삼진어묵의 고공 매출에 집주인인 코레일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코레일은 삼진어묵이 월 매출액에 비례해 지급하는 2억∼3억원대의 임대수수료를 받고 즐거운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전국 기차역사 중 최고 명당의 새 임차인을 뽑는다는 소식에 눈독을 들인 업체가 많았지만 이처럼 높은 임대수수료는 선뜻 입찰에 참여하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코레일유통이 지난해 실시한 4차례의 입찰은 모두 유찰됐다.


기존 임차인인 삼진어묵만 매번 입찰에 참여했지만 코레일유통이 암묵적으로 제시한 높은 월 매출액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그러던 중 다섯번째 입찰에 참여한 환공어묵이 삼진어묵보다 높은 임대수수료율과 월 매출액을 제시해 낙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입찰에서 코레일은 임차인의 실제 월 매출액과 상관없이 최저 보장 월매출액을 이전 입찰 때보다 높게 요구하고 그에 따른 일정 비율을 임대 수수료를 받기로 해 환공어묵의 부담이 큰 상황이다.

지역 어묵업계 일부에서는 "환공어묵이 치솟은 임대 수수료를 대느라 가격 대비 어묵 품질이 저하돼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부산 어묵 전체의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환공어묵 관계자는 "최소 월 3억원 이상의 임대 수수료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그동안 부산역에서 삼진어묵을 애용했던 고객 상당수를 어떻게 계속 유지하면서 새 고객을 끌어들일지 고민하고 있으며 새 제품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에서 처음으로 어묵사업을 시작한 환공어묵은 1990년대 부도 이후 경남으로 공장을 옮겼고 최근에는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어묵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있다.


환공어묵은 내부 수리를 거쳐 오는 7월 7일부터 5년간 임대 영업을 하게 된다.

삼진어묵은 오는 31일을 끝으로 2년 8개월의 부산역 영업을 마무리한다.

삼진어묵 관계자는 "회사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한 부산역 영업점이 문을 닫게 돼 아쉽지만 기존 영업점의 내실을 다지고 미국·싱가포르 등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 수산유통가공과 관계자는 "삼진어묵이 부산역에서 영업하며 전국에 부산 어묵의 지명도를 높이고 후발 어묵업체를 잘 이끌었다"며 "환공어묵 역시 부산 어묵의 명성을 이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win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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