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주최 의료 공공성 강화 심포지엄 개최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 김수아(가명)양은 생후 4개월 때 운동신경이 퇴화하는 희귀질환인 근위축성 환자로 진단받았다. 생후 6개월부터는 소화기관마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입으로 음식을 섭취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으며, 생후 9개월부터는 스스로 호흡을 할 수 없어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게 됐다. 택배 일을 하는 아버지는 간호할 틈이 없어 어머니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24시간 내내 간호했다. 그러나 김양은 생후 23개월 때 인공호흡기가 분리되면서 끝내 저산소증으로 사망했다. 딸을 돌보느라 만성 수면 부족에 시달리던 어머니가 인공호흡기 분리 경고음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양의 사례처럼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중증 어린이 의료센터를 구축해 의료 공공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0일 서울대병원이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개최한 '제1차 의료 공공성 강화를 위한 국가과제 심포지엄'의 발제자로 나선 조태준 서울대어린이병원 원장은 "국가 차원의 중증 질환·희귀질환 연구 경쟁력이 선진국보다 계속 뒤처지고 있고, 국내 중증 질환 어린이의 의료 접근성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며 국립 중증 어린이 의료센터 설립 필요성을 역설했다.
조 원장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 중증 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는 약 4만7천명으로 추정되는데 전문 의료인력이 부족하고, 컨트롤타워가 없어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고 있다.
캐나다 식키즈병원과 서울대어린이병원의 병상당 전문의 수를 비교해봐도 1.94명과 0.25명으로 약 7.7배 차이가 난다.
조 원장은 수도권에 500병상 규모의 국립 중증 어린이 의료센터를 만들어 치료 전문성을 높이고, 중증 질환 자녀를 둔 부모가 안심하고 진료를 맡길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어린이 중증 질환과 관련한 진료·연구·교육·정책이 유기적으로 잘 연계되기 위해서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며 "국립 중증 어린이 의료센터가 구축되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료 공공성 확보 정책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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