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제철 수확 앞두고 수분 없어 생장 타격…마늘쫑도 줄어
충주댐 방류량 45% 줄여…'심한 가뭄' 수위 120m 붕괴 초읽기
(청주=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 "마늘잎이 누렇게 말라 들어가는 걸 보면 바짝바짝 타들어 가는 농민들 마음을 보는 것 같습니다"
육쪽마늘로 유명한 충북 단양군은 최근 기동급수반인 '단비 기동대' 가동을 시작했다. 농작물의 가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광역살포기와 급수차를 동원해 민관 합동으로 농업용수 공급에 나섰다.
피해가 가장 우려되는 작물은 단양의 대표 특산물인 마늘이다.
하지(양력 6월 21일께)를 전후한 열흘이 수확기인 마늘은 요즘이 한창 알이 굵어지는 비대기(肥大期)여서 수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2차 추비(追肥·웃거름)를 줄 시기가 다가오면서 농민들은 좌불안석이다. 물이 없으면 영양분 흡수가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비료를 줘도 물이 부족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지난 29일 제천시 한수면 주민들은 가뭄을 씻어줄 단비를 기다리며 기우제까지 지냈다.
지난 5월 15일 끝난 단양 마늘 생육조사에서는 올해 생산량이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금 같은 가뭄이 계속되면 작황을 장담할 수 없다.
단위 면적당 포기 수, 마늘 구(알) 직경 등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생산량은 300평(약 991㎡)당 799㎏으로 지난해 생산량 797㎏과 비슷할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날씨가 큰 변수다.
마늘의 정상적인 생장을 알리는 표시로 여겨지는 '쫑(꽃대)'도 계속된 가뭄에 예년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이 때문에 마늘쫑 가격도 들썩거린다.
단양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요즘 같은 가뭄이 계속되면 실제 생산량은 애초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스프링클러 등을 갖춘 곳은 큰 피해가 없겠지만 물이 부족한 산간 지역이나 관수 시설이 없는 농가는 적지 않은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단양군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적성면 등 산간 지역이 많은 가뭄 상습 피해 지역을 중심으로 물 공급에 힘을 쏟고 있다.
충북에는 당분간 별다른 비 소식이 없는 데다 31일 밤 내릴 것으로 예보된 비도 5㎜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농작물 피해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정상적인 마늘 수확기는 6월 15일께부터 시작되지만 가뭄이 계속되면 물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10일께부터 마늘을 캐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충주댐도 극심한 가뭄에 용수 확보를 위해 최근 방류량을 45%가량 줄였다. 원래는 초당 110t을 흘려보내야 하지만, 지금은 60t만 방류한다.
현재 충주댐 수위는 120.9m, 저수량은 8억9천만t(저수율 32.3%)를 기록 중이다. 평년과 비교할 때 수위는 3.5m, 저수량은 1.9억t가량 적은 수준이다.
수위 120m, 저수율 30% 붕괴도 시간문제다. 충주댐은 가뭄이 심한 해에는 수위가 120m 아래로 떨어지고, 118m 밑으로 내려가면 충주호 유람선 운항이 지장을 받는다.
충주댐 유역의 올해 강수량은 150㎜로 평년의 57%에 불과하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 충주댐관리단 관계자는 "북한강 수계 댐과 연계 운영을 통해 아직은 용수 공급을 비롯한 댐 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하지만 가뭄이 계속되면 머지않아 비상 대응 단계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물 절약을 당부했다.
k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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