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억달러어치를 31% 수준인 8억6천만달러에 사…야권 "고통 대가로 돈벌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미국 월가의 간판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경제난과 정치위기를 겪는 베네수엘라에 긴급 유동성을 지원해 숨통을 틔워줬다는 베네수엘라 야권의 비판에 직면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8일 골드만삭스가 지난주 베네수엘라의 국영 석유회사(PDVSA)가 2014년 발행한 28억 달러(3조1천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액면가의 31%인 8억6천500만 달러(9천731억 원)에 매입했다고 전했다. 채권 만기일은 2022년이다.
골드만삭스는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이 채권을 영국의 한 채권중개회사를 통해 만기가 같은 다른 국채 시세보다 31% 낮은 가격에 매입했으며, 이자수익을 고려하면 연 수익률이 40%가 넘을 것이라고 WSJ은 분석했다.
베네수엘라의 야권 지도자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식량 부족 등 경제난 속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과 조기 대선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2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독재정권에 자금을 지원했다는 것이다.
우파 야권이 장악한 베네수엘라 의회의 훌리오 보르헤스 국회의장은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에게 보낸 편지에서 "골드만삭스가 베네수엘라 국민의 고통을 대가로 돈을 벌고 있다"며 "의회가 이번 거래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권 교체를 전제로 "미래의 민주정부가 골드만삭스가 매입한 채권 상환을 거부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채권 매입한 것은 사실이지만 베네수엘라 정부와 직접 접촉하지 않은 채 2차 시장에서 매입했다"고 해명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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