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 조폭 278명 검거…"소규모로 단기간에 이합집산"
업무방해·무전취식…서민상대 '동네 조폭' 693명도 덜미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도박사이트 운영자를 상대로 금품을 갈취하기 위해 해외원정을 가거나 견인차량 영업을 독점하기 위해 단체로 위력을 행사한 조직폭력배가 대거 경찰에 붙잡혔다.
또 우리 주변에서 영세상인 등 서민을 상대로 업무방해나 무전취식을 일삼은 이른바 '동네 조폭'도 무더기 검거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형사과는 경기도 내 관리대상 조폭 18개 파 183명, 관내에서 활동 중인 타지역 조폭 95명 등 총 278명을 검거해 32명을 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범죄유형별로는 상해·단순폭행·협박 등 조폭의 전형적인 범죄가 53.9%(150명)로 대다수였고, 유흥업소 등 갈취 12.2%(34명), 도박 등 사행성 불법행위 10.1%(28명) 등의 순이었다.
직업별로는 무직이 46%(128명)로 가장 많았고, 유흥업 5%(14명), 건설업 2.2%(6명) 등으로 상당수 조폭은 일정한 수입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은 30대가 48.6%(135명) 절반 가까이 됐고, 20대 28.8%(80명), 40대 15.5%(43명)로 30대 이하가 조직의 핵심인 것으로 확인됐다.
검거 사례를 살펴보면 최근 조폭들은 새로운 수입원을 찾아 다양한 분야로 진출을 시도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계파 구분 없이 소규모로 단기간에 이합집산하는 경향을 보인다.
안양 A파 조직원들은 지난해 4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도박사이트 사무실에 흉기를 들고 찾아가 운영자를 협박해 7천만원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세력 확장을 위해 20대 젊은 조직원 30여 명을 영입해 범행했으며, 조직 기강을 바로잡는다는 목적으로 탈퇴하는 조직원을 야구방망이로 때리는 일명 '줄빳따' 가혹 행위도 일삼았다.
경찰은 A파가 타지역 조직원을 집단 폭행하고, 조직 간 '전쟁'에 대비한 점에 미뤄 범죄단체를 구성해 활동한 것으로 판단했다.
평택 B파 등 6개 파는 2015년 12월 평택·안성지역의 견인차량 영업을 독점하려고 공모, 3개 경쟁업체를 상대로 위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20∼30대 비슷한 또래가 뭉친 조직원들은 야구방망이로 견인차량을 부수고, 업주와 기사를 집단 폭행해 전치 6주의 상해를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원 C파는 지난해 7월 중국 화장품 중개업자에게 국산 화장품을 싸게 판매할 것처럼 속여 4억 8천만원을 가로챈 혐의다.
C파는 중국에서 국산 화장품이 인기를 끌자 이런 사기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파 43명, B파 등 6개파 19명, C파 17명을 각각 검거했다.
아울러 경찰은 주취 폭력배 468명(구속 78명), 기타 생활주변 폭력배 225명(구속 35명) 등 동네 조폭 693명을 붙잡아 혐의가 중한 113명을 구속했다.
동네 조폭이 벌인 사건은 총 1천432건으로, 업무방해 28.6%(410건), 갈취 27.9%(399건), 폭력 22%(315건) 등이 다수를 차지했으며 무전취식, 재물손괴, 협박이 그 뒤를 이었다.
경찰은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100일간 생활주변 폭력배 특별단속에 나서 이런 성과를 거뒀다.
경찰은 피해자 및 신고자와 핫라인을 구축하고, 출소한 폭력배를 모니터링해 보복이나 2차 범죄 예방에 힘을 쏟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불법을 저질러 서민경제를 해치는 조폭 검거를 위한 상시단속을 펼칠 계획"이라며 "이들의 범죄 수익금은 '기소 전 몰수보전'을 통해 적극적으로 환수하겠다"고 말했다.
k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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