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량·여야소통", "의혹 해명안돼"…적격·부적격 병기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국회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위(위원장 정성호)는 31일 자유한국당이 퇴장한 가운데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인사청문특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한국당이 이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입장을 밝히며 퇴장한 뒤 인사청문보고서에 대한 채택안을 가결했다.
이로써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진다.
156페이지 분량의 보고서에는 여야의 의견을 종합해 이 후보자에 대한 적격·부적격 의견이 함께 담겼다.
청문특위는 보고서 '종합의견'을 통해 "지역균형발전·남북관계·경제성장과 고용안정 등 현안을 해결할 역량을 갖췄고, 책임총리로서 여소야대 정국에서 긴밀히 소통하겠다는 소신을 보여줬다. 새 정부 첫 번째 총리로서 적합하다는 평가가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공직에 재임하는 동안 배우자가 개인전을 열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점, 측근인사의 기용 등 보은인사의 의혹이 있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적시했다.
반면 청문특위는 "배우자 위장전입은 도덕성에 문제가 있고 새 정부 인사원칙에 배제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측근 채용 문제, 아들 병역면제와 증여세 탈루 의혹 등이 명확히 해명되지 못해 총리로서 적합하지 못하다는 평가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대승적 차원에서 새 정부 첫 총리 인준절차에 협조하고 통합과 협치에 적극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청문특위 위원장인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날 전체회의를 시작하며 "보고서 채택 과정이 잘 종결되도록 야당 의원들이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위원장이 보고서 안건을 상정하려 하자 한국당 간사인 경대수 의원은 "오늘 인준을 그대로 넘어가면 다른 후보자들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할 수 없다. 보고서 채택 여부에 대해 가부의사 표현 없이 퇴장할 수밖에 없다"며 한국당 의원들을 이끌고 회의장을 나갔다.
정 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 입장은 이해하지만 참여하지 않아 안타깝다"며 "새 정부 들어 첫 인사청문회다. 국민에 모범적이고 합리적인 모습을 보이려 최대한 노력했지만, 최종적으로 파행을 면치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회의에서 여당 간사인 민주당 윤후덕 의원은 "품위 있게 청문회가 진행됐다. 인사 문제 개선책을 함께 만들자는 제안이 이뤄진 성과가 있었다"면서도 "특위가 정치적인 갈등의 장으로 번진 것에 대해 자괴감이 들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은 "결자해지 차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태도가 바람직하지 않았다. 청문회가 '정치화됐다'는 것은 야당을 자극하는 발언이다. 소통과 협치의 자세가 아니다. 고압적이고 반소통적이다. 강력하게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청문특위는 인사청문회에 불출석했던 이경호 전남도 정무특보와 전승현 전남개발공사 사장 등 증인 2명에 대한 검찰 고발도 함께 의결했다.
d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