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 위해 법인 설립 '꼼수' 청주시 공무원 감봉 2월

입력 2017-05-31 11:31  

탈세 위해 법인 설립 '꼼수' 청주시 공무원 감봉 2월

청주시 "겸직 금지·품위유지 의무 위반"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동료 공무원에게 부동산 경매를 알선하고 이 부동산 매각 때 양도소득세를 줄이기 위해 영농법인을 설립, 감사를 맡았던 청주시청 공무원 A(53·행정7급)씨가 감봉 2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청주시는 최근 인사위원회를 열어 이런 처분을 내리고 A씨에게 징계 내용을 통보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2013년 12월 동료 공무원인 B씨에게 법원 경매로 나온 자신의 친척 소유인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 토지 1천748㎡를 10억원에 낙찰받도록 알선했다.

10억원 중 7억5천만원은 B씨가 대출받아 투자했고, 나머지 2억5천만원은 A씨의 친척이 부담했다.

당시 A씨는 B씨에게 '6개월 이내에 대출을 정리하고 땅을 되팔게 해주겠다'며 경매에 응하도록 부추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용지가 그린벨트 등 각종 규제에 묶여 있는 탓에 낙찰을 받은 뒤 이익을 내면서 처분할 수 없었고, 임대 수익이 나오던 불법 건축물마저 경기도가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며 고발 조치하자 두 사람의 갈등이 불거졌다.

매각 기회가 몇 차례 있었으나 수익을 낼 정도가 되지 않자 이들은 매각 후 양도소득세를 적게 낼 목적으로 영농법인을 설립, A씨가 이 법인의 감사를 맡았다.

지방공무원법상 공무원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겸직할 수 없는데도 A씨는 겸직 금지 의무를 위반한 것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공무원에게는 겸직 금지 의무가 있는데도 A씨는 탈세를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의 임원을 맡았고 부적절한 투자를 알선하는 등 공무원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청주시는 지난달 초 A씨의 알선으로 땅을 낙찰받았다가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B씨 등 공무원 3명에게 품위 손상 및 겸직 의무 위반 등을 적용, 훈계·주의 등의 처분을 했다.

k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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