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협약식 원활한 진행 도와…예산 절감 기여
(영동=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지난 26일 충북 영동 군민의 날 기념식이 펼쳐진 영동천 둔치의 행사장. 30도를 넘나드는 땡볕 더위 속에서도 깔끔한 정장 차림의 여성 3명이 부지런히 무대를 오르내리면서 내빈을 안내했다.
미소를 머금은 표정이나 세련된 몸동작 등은 얼핏 봐 행사 전문 도우미 같지만, 가슴에는 공무원 신분을 알리는 하얀색 이름표가 달려있다.
이 지역서 열리는 각종 행사에 의전을 도맡는 영동군청 행정과 김연희(37)·이민재(27)·남은정(27)씨다.
이들은 포도축제·난계국악축제·곶감축제 개막식은 물론 도지사 방문이나 각종 협약식 등 모든 행사의 의전을 담당한다.
기록물 관리와 사회단체 지원 등 본연의 업무를 처리하면서 짬을 내 지원하는 가욋일이다.
이들의 역할은 내빈 안내부터 시상 보조, 꽃다발 전달 등 다양하다.
영동군은 몇 해 전만해도 의전이 필요한 모든 행사를 용역업체에 맡겼다. 매끄럽고 세련된 진행을 위해 무대 설치부터 진행까지 전문가 도움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 못지않은 외모와 무대 메너를 갖춘 이들이 등장하면서 더이상 외부 용역은 필요 없게 됐다. 이로 인한 예산 절감액만도 한해 수 백만원에 이른다
이들은 행사 때면 미리 무대에 올라 진행 순서를 점검하고 내빈들의 동선을 살피는 리허설을 한다.
벌써 3년째 행사 지원에 나서면서도 혹시 있을지 모를 실수를 막기 위해서다.
지금은 프로다운 면모를 보이지만, 이들은 하나같이 이 분야 왕초보였다. 인터넷 등을 통해 표정관리와 워킹법을 배우면서 무대 울렁증을 극복했다.
막내인 남씨는 "여러 사람이 지켜보는 무대에 서는 게 부담스럽지만, 언니와 친구가 잘 이끌어주고 있다"며 "현장에서 듣는 직원들의 따뜻한 격려가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들의 활약에 영동군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일과 이후나 휴일까지 기꺼이 일을 마다 않는 이들 덕분에 행사 준비가 한층 수월해졌다고 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성세제 영동군 행정팀장은 "3총사 모두 지역 사정에 밝은 토박이여서 실수하는 경우가 적고, 돌발상황에도 잘 대처한다"며 "행사장에 없어서는 안 될 마스코트가 됐다"고 평했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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