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핀, 영상 올려 사과…"선을 넘었고 너무 나갔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참수된 듯한 형상을 들고 사진을 찍은 미국의 한 코미디언에게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미 의회전문지 더힐에 따르면 미국의 여성 코미디언 캐시 그리핀(56)은 '트럼프 참수 사진'으로 홍역을 치렀다.
공개된 사진에는 그리핀이 다소 섬뜩한 표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닮은 피범벅 얼굴 모형을 들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충격적인 사진을 자주 찍는 사진사 타일러 실드가 그리핀의 모습을 앵글에 담았다.
사진은 미 연예매체인 TMZ가 미리 입수해 보도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그리핀은 자신의 트위터에 사진을 올리면서 "조롱 대마왕(the Mocker in Chief)을 조롱하기 위한 것"이라고 썼다.
그는 "그의 눈에서 피가 났다. 다른 어디에서도 나왔을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당시 폭스뉴스 앵커였던 메긴 켈리를 공격한 것을 그대로 되받아친 발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켈리가 공격적인 질문을 하자 토론 뒤 "켈리의 눈에서 피가 났다. (월경 때문에) 다른 어디서도 피가 나왔을 것"이라고 비하 발언을 했다.
사진이 부른 파장은 컸고 여기저기서 비난의 목소리가 빗발쳤다.
2012년 공화당 경선 후보였던 밋 롬니는 트위터에 "우리 정치가 너무 바닥이고 저속하며 상스러워졌지만 캐시 그리핀의 사진은 대단히 혐오스럽고 불쾌한 영역까지 내려갔다"고 꼬집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딸 첼시 클린턴도 트위터에 "너무 불쾌하고 잘못됐다"며 "대통령을 죽이는 농담은 절대 재미있지 않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도 "역겹지만 놀랍지도 않은 일"이라며 비난 대열에 가세했다.
비난이 빗발치자 그리핀은 트위터에서 사진을 삭제하고 31초짜리 사과 영상을 대신 올렸다.
그는 영상에서 "진심으로 사과한다. 선을 넘었고 너무 나갔다"며 용서를 구했다.
사진 파문으로 그리핀이 2007년부터 해마다 CNN에서 공동 진행을 한 '새해 전야 라이브' 프로그램을 계속할 지도 불투명하다.
CNN은 그리핀이 프로그램을 계속 맡을지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로썬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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