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업 혁신에 가속도…EU기업들 "2020년이면 따라잡힐 것"

입력 2017-05-31 16:28  

中기업 혁신에 가속도…EU기업들 "2020년이면 따라잡힐 것"

주중 EU상공회의소 연례 설문조사…"중국서 사업하기 어려워져"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중국 기업들이 혁신을 가속화해 오는 2020년에는 유럽 기업들을 따라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고 CNBC가 31일 보도했다.

베이징 주재 유럽연합(EU)상공회의소가 중국에 진출한 유럽 기업들을 상대로 실시한 연례 기업신뢰도조사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이 2020년에 이르면 유럽 기업들과의 혁신 격차를 좁힐 것으로 보는 의견이 60%를 차지했다.

EU상공회의소는 "중국 기업들의 추격이 서비스 부문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아주 높고 제조업 부문에서는 이보다 더 오랜 시일이 걸리겠지만 유럽 기업들에는 경종을 울리는 셈"이라고 지적하고 "유럽 기업들은 적절한 대책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혁신을 이루고 있다는 진단은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에 또다른 부담을 안겨주는 것이다. 외국 기업들은 모호한 규제 환경과 국내 기업에 대한 특혜 때문에 현지에서 사업하는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었다.

조사에 응한 유럽 기업들의 절반은 중국 현지 사업이 지난해에 더욱 어려워졌다는 반응을 보였고 특히 서비스와 건설업종에서는 사업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응답률이 70%를 넘었다. 항공업종에서는 절반 가량이 상황에 변동이 없다고 답했다.

EU상공회의소는 조사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규제 환경을 단순화하고 공정한 활동 무대를 마련하는 것을 진정으로 다짐하고 있는지에 대한 회원사들의 의문이 계속 깊어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번거로운 규제, 자의적 해석을 초래하곤 하는 모호한 법률이 앞으로도 도전을 제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 기업들은 규제 장벽의 완화 가능성도 비관적으로 보고 있었다. 향후 5년간 장벽이 낮아질 것이라고 본 응답자는 15%에 불과했고 40%는 오히려 장벽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에서는 까다로운 규제와 진입 장벽에 따른 양자간 무역 및 투자 격차도 문제로 거론됐다. 유럽에 대한 중국의 투자는 지난해 77%가 늘어난 350억 유로에 달했지만 유럽의 중국 투자는 23%가 떨어진 70억 유로로 후퇴했다는 것이다.

중국에 진출한 유럽 기업들은 여전히 중국 경제의 건전성을 가장 큰 관심사로 꼽았고 특히 중국의 채무 수준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 데 우려를 표시하고 있었다.

이번 조사에서도 지난해 매출이 늘어났다는 기업들이 절반을 넘었지만 중국 정부가 지난해 상반기부터 시작한 단기 부양 조치의 영향이 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EU상공회의소의 매트 하본 회장은 "성장 모델이 어느 정도나 지속될 수 있겠는가. 지금은 중국이 말보다 행동으로 옮겨갈 시기가 아닌가"라고 반문하면서 상공회의소 차원에서 중국 정부에 개혁을 심화하고 가속화할 것을 주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인들이 더 나은 임금을 요구하고 있어 유럽 기업들이 적격한 현지 인력을 채용하고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외국인 인력 채용도 대기오염과 중국 거주를 기피하는 경향 탓에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에는 570개 회원사가 참여했다. 직원 수가 250명 이하인 중소기업이 절반, 1천명 이하인 기업이 19%를 각각 차지했고 그 나머지는 1천명 이상을 고용하는 대기업들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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