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검사로 52년만에 극적 상봉하는 오누이

입력 2017-05-31 16:15  

유전자 검사로 52년만에 극적 상봉하는 오누이

"평생 미안했다…부모님도 하늘에서 행복해하실 것"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유전자 검사로 52년 만에 극적으로 상봉하게 된 오누이가 있어 화제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실종아동전문기관은 7살 때 실종돼 평생을 가족과 떨어져 살던 이영희(59)씨가 유전자 검사를 통해 친오빠 이재인(62)씨를 만났다고 31일 밝혔다.

영희씨는 만 7세였던 1965년 8월 1일 노점상을 하던 어머니를 따라 남대문시장 인근에 나왔다.

영희씨 어머니는 전차 정류장까지 나왔다가 지갑을 잃어버린 사실을 알아차리고 영희씨에게 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한 뒤 지갑을 찾으러 갔다. 그것이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이 됐다.

이후 보육시설에서 자란 영희씨는 올해 초 재단 홈페이지에서 실종아동 사진을 검색하다가 자신의 모습으로 보이는 사진을 찾게 됐다.

재인씨가 유전자(DNA) 검사로 가족을 찾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지난해 10월 신고하면서 제출한 사진이다.

영희씨는 곧바로 경찰에 DNA 검사를 의뢰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유전자 비교 검증을 통해 재인씨를 만날 수 있게 됐다.

재인씨는 "동생이 실종된 이후 적극적으로 찾고 싶었지만,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제대로 찾을 수 없었다. 평생 미안한 마음을 갖고 살았다"며 "동생을 만나게 돼 말할 수 없이 기쁘고 먼저 가신 부모님도 하늘나라에서 행복해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재단은 이들 오누이 상봉 날짜를 조율할 방침이다.

김진 실종아동전문기관 소장은 "자신이 실종 아동이라고 생각되거나 주변에 출생·가족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사람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신고·제보해달라"며 "전국민이 관심을 두고 행동으로 옮기면 유전자 검사로 가족 상봉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comm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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