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나르는 인도적 목적…길이 200m짜리"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구글의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이 거대한 비행선을 비밀리에 만들고 있다고 가디언이 최근 보도했다.
이 첨단 비행선은 외딴 지역에 식량과 물자를 나르기 위한 것으로, 세계 최대의 비행체가 될 것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이 가디언에 말했다.
한 관계자는 비행선에 대해 "엄청나게 클 것"이라면서 길이가 200m 가까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1930년대 독일 비행선 힌덴부르크 체펠린이나 미국 해군의 USS마콘보다는 작지만, 오늘날 비행체로는 단연 가장 크다.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억만장자인 브린은 비행선 제작 자금을 개인적으로 댄다. 한 소식통은 프로젝트 비용을 1억∼1억5천만 달러(최대 1천700억원)로 추산했다.
브린은 인도적 목적 외에 비행선을 자신의 가족과 친구를 위한 호화로운 "하늘의 요트"로도 이용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그는 대중의 시선을 피해 실리콘밸리에 있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비행장의 격납고를 빌려 비행선을 만들고 있다.
프로젝트 초기 단계에 관여했던 비행선 설계자 이고르 파스테르나크는 통신에서 인터넷이 그랬던 것처럼 국제 화물시장에서 비행선이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세르게이(브린)는 꽤 혁신적이고 미래를 생각한다"면서 "트럭은 도로가 있어야 하고, 기차는 철도가 깔린 곳으로만 갈 수 있으며, 비행기는 공항이 필요하다. 비행선은 A 지점에서 Z 지점까지 멈추지 않고 (화물을) 나를 수 있다"고 말했다.
브린은 오래전부터 비행선에 마음을 빼앗겼다. 그는 2014년 NASA의 항공우주 엔지니어였던 앨런 웨스턴과 접촉해 옛날의 비행선보다 훨씬 빠르면서 럭셔리 여행과 인도적 지원의 2가지 꿈을 이룰 수 있는 비행선 기술을 연구해달라고 부탁했다.
앞서 블룸버그는 지난달 브린이 비행선을 개발 중이라면서 목적은 불분명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웨스턴은 비즈니스 소셜미디어 링크트인에 Ltare이라는 회사 소속이라고 기재한 적이 있다. 2014년 설립된 이 업체는 브린의 가족 사업으로 이름의 LTA는 '공기보다 가볍다'(lighter than air)는 뜻이다.
브린의 비행선은 애초 뜨기 위해 수소를 사용할 예정이었다. 수소는 헬륨보다 훨씬 싸고 10% 이상의 양력을 제공한다. 하지만 1937년 미국 뉴저지에서 일어난 힌덴부르크 참사를 연상시킬 수 있다.
미국 연방항공청은 모든 비행선이 잘 타지 않는 가스를 사용할 것을 요구한다. 이 때문에 휘발성이 강한 수소는 배제된다. 현재 만들어지는 브린의 비행선은 헬륨을 쓴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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