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리비아의 독재자였던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45)이 교도소 수감 6년 만에 석방 명령을 받았다고 리비아 인터넷 매체 '리비아 익스프레스'가 3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리비아 동부 임시정부의 법무차관 압둘라 이사 알사기르는 진탄 지역 교도소에 알아슬람을 수감 중인 아부 바크르 알사디크 여단에 전날 서한을 보내 알이슬람의 즉각적인 석방을 명령했다.
알사기르 법무차관은 또 "그에게는 완전한 자유와 시민권이 부여돼야 하고 안전한 장소에서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알이슬람에게는 리비아 주변은 물론 외국 출입도 허용돼야 한다고 알사기르 차관은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2015년 발효된 사면법 제6조 항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알사기르 차관은 전했다.
그러나 알이슬람이 곧바로 교도소에서 풀려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알이슬람은 2011년 리비아 반군에 체포된 뒤 진탄 교도소에 수감됐다.
그는 카다피 집권 당시 대량학살을 저지른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15년 7월 리비아 트리폴리 법원에서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유엔은 그와 관련된 사건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넘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카다피는 생전에 모두 7명의 아들을 뒀으며 이 중 3명은 2011년 봉기 이후 서방의 공습 등으로 사망했다. 알이슬람을 포함한 나머지 아들들은 반군에 체포됐거나 외국으로 도피 중이다.
카다피는 2011년 도주 중에 반군에게 붙잡혀 살해됐다.
리비아에서는 현재 국가적, 사회적 시스템 부재 속에 각 지역 무장단체 사이의 권력 다툼과 유혈 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2014년 6월 총선에서 패한 이슬람계 무장단체 '파즈르 리비아'(리비아의 여명)가 트리폴리에 정부와 제헌의회를 수립하고 비이슬람계 세력이 동부 투브루크로 피신해 별도의 임시정부와 의회를 세우면서 정국 혼란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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