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표현의 강도는 약간 달랐지만, 속내는 같았다. 계속 배터리를 이루게 해달라고 간청이었다.
KBO리그 첫 도미니카공화국 배터리로 출전해 선발 승리를 합작한 투수 알렉시 오간도와 포수 윌린 로사리오(이상 한화)가 31일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3-1 승리를 거둔 뒤 밝은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지난해 두 차례를 포함해 한국 무대에 온 뒤 4번째로 포수 마스크를 쓰고 출전한 로사리오는 "(모처럼 포수 출전으로) 피곤하지만 중요한 경기에서 이겨 기쁘다"면서 "더 많이 포수로 출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포수로 319경기에 출전한 안방마님 출신 타자다.
로사리오는 "오간도가 변화구를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도록 하는 데 리드를 집중했으며 특히 빠른 슬라이더를 자주 요구했다"면서 "5∼6회 위기 상황에선 오간도에게 여유를 주고자 마운드에 오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 6회 만루 상황에서 2루 주자의 움직임이 활발했기에 이날 오간도와 주고받던 사인을 바꾸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3년 만에 제대로 포수로 출전한 탓에 1회에 힘들었다던 로사리오는 초반 위기를 잘 넘긴 오간도에게 고마움을 건네기도 했다.
로사리오는 "이 경기에만 집중했다"면서 앞으로 포수 출전 여부에 관해 말을 아꼈다.
로사리오 '전담 포수'를 구단에 요청한 오간도는 조금 더 적극적이었다.
한화 구단이 정한 '도미니카공화국의 날'에 로사리오와 함께 승리를 안은 오간도는 "팀도 나도 원한 승리를 얻어 기분이 굉장히 좋다"면서 "특별한 날이어서 공을 던질 때마다 집중했다"고 했다.
오간도는 "로사리오가 상황에 맞게 볼을 배합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해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했다"면서 "로사리오와 앞으로도 배터리를 이루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상군 한화 감독 대행은 "오간도와 로사리오의 좋은 호흡이 오늘 승리의 최대 요인"이라면서 축하했다.
이 대행은 그간 로사리오의 포수 출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토종 포수들과의 형평성, 팀 워크 등을 고려해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오간도와 로사리오가 기분 좋은 승리를 합작한 터라 이 대행의 머릿속도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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