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지난달 22일 밤 11시 서울 양천구청 당직실로 동네에 돌아다니는 대형 유기견을 처리해달라는 전화가 걸려왔다.
당직 근무를 하던 직원들은 현장에 충돌해 유기견을 잡아 지정된 유기동물 보호소로 넘기며 통상적인 매뉴얼에 맞춰 일을 끝냈다.
유기동물보호소로 옮겨진 동물은 공고기간 10일 안에 새 주인을 찾지 않으면 안락사된다.
그러나 함께 출동한 한 직원은 마음 한 구석에 찜찜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다.
상처도 없이 건강하고, 낯선 사람도 잘 따르는 모습을 볼 때 아무래도 한 시민의 소중한 반려견 같았기 때문이다.
이 직원은 급히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찾동) 담당자들에게 연락을 돌리기 시작했다. 찾동 '우리동네 주무관'들은 수시로 동네를 다니며 주민들 생활을 속속들이 알고 있으니 집에서 키우는 개도 알 거라는 희망이 있었다.
몇군데 연락을 돌리자 신정 4동에서 동네 김모씨네 풍산개 '순풍이'와 닮았다는 소식이 왔고, 다행히 순풍이는 주인 품으로 돌아갔다.
순풍이 주인 김모씨는 "단순한 동물이 아닌 가족"이라며 "경찰서에도 신고하고 유기견 보호소도 다녀봤지만 실패하고 다시는 못보나 하고 마음이 아팠는데 이렇게 만나니 꿈만 같다"고 기뻐했다.
양천구청 관계자는 1일 "직원들의 적극적 민원해결 노력과 협업, 찾동사업 삼박자가 만들어낸 결과"라며 "주민 피부에 와닿는 서비스를 해서 주민이 행복한 행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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