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윤동기 교수 연구팀 "온도 변화에 따른 상전이 확인"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나노과학기술대학원 윤동기 교수 연구팀이 액정 결함의 형태 전이 과정을 규명했다고 1일 밝혔다.
고체와 액체 중간 상태를 띠는 '액정'의 결함은 위상학적으로 블랙홀과 같은 현상과 비슷한 구조를 가진다.
우주의 원리를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액정 재료는 액정표시장치(LCD)나 광학 센서 등에 사용된다. 이 과정에서 액정 결함을 최소화하는 게 성능 측면에서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물질 특성상 액정 결함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게 통념이었다.
윤 교수 연구팀은 이 결함 구조를 이해하고 형성 원리를 명확하게 규명하는 연구에 집중해 온도 변화에 따른 상전이(phase transition, 물질이 온도·압력 등 외부 조건에 의해 상태가 바뀌는 현상)를 직접 관찰했다.
위상학적 결함의 상전이는 지난해 노벨물리학상 주제이기도 할 만큼 기초과학 분야에서 중요하다고 KAIST는 설명했다.
우주 은하 위상학적 구조적 원리도 이에 바탕을 두고 있어 많은 연구자가 집중하고 있는 분야다.
윤 교수 연구팀이 고안한 플랫폼의 위상학적 결함 구조는 광학 현미경으로 관찰이 가능한 수준의 크기다.
결함 상전이가 일어나는 시간도 수초에서 수분 단위여서 쉽게 관찰할 수 있다.
KAIST 관계자는 "액정 재료가 형성하는 결함 구조는 하나의 특이점을 중심으로 방사형, 원형, 나선형 등의 형태를 보인다"고 부연했다.
할리우드 영화 '인터스텔라'에서도 등장한 그 특이점은 블랙홀 중심 부분에 해당한다.
연구팀은 물 위에 얇은 액정 재료 막을 만드는 방식으로 액정 분자 움직임을 제한하지 않았다.
이런 환경에서 온도가 변화하면 구조체를 구성하는 분자와 분자 사이 미세한 상호작용이 기판에 의한 표면효과보다 크기 때문에 위상학적 결함 상전이를 연속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전이과정을 면밀히 살피면 중간 상태 결함 구조를 통해 첫 결함 형태와 구성 분자 배열을 정확히 역추적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윤동기 교수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남들이 보지 못한 것을 볼 수 있었다"며 "액정 결함에 대한 이번 연구 결과는 산업적 측면과 아울러 기초 학문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미래유망융합기술파이오니어사업과 신진연구지원사업 지원으로 수행했다.
김민준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한 결과 논문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5월 30일 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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