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어 "미국, 트럼프와 무관하게 기후변화 대응노력 지속"

입력 2017-06-01 11:48   수정 2017-06-01 15:10

고어 "미국, 트럼프와 무관하게 기후변화 대응노력 지속"

제주포럼 참석…"기후변화 대응은 멈출 수 없는 움직임"

(서귀포=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앨 고어 전 미국 부대통령은 1일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과 무관하게 탄소배출량 감소 등 기후변화 대응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어 전 부통령은 이날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에서 열린 제12회 제주포럼에서 '기후변화의 도전과 기회: 더 나은 성장은 가능한가'를 주제로 한 특강 후 "트럼프 정부 출범 후 세계적으로 파리 기후변화협정 추진 속도가 늦어질 것이라는 걱정이 있다"는 원희룡 제주지사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미국은 이번 주중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국제협약인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 의사를 밝힐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고어 전 부통령은 지난달 9일(현지시간) 평소 기후변화를 부정해 온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를 설명하며 왜 파리기후협정을 지켜야 하는지에 대해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강력한 표현'을 사용해 미국이 파리 기후협정에 남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며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트럼프는 미국이 배출량 감축을 위해 추진하던 프로그램들을 이미 감축시킨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이미 미국의 각 주 정부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많은 도시와 기업은 잇따라 100%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약정했다. 이는 정치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변화가 아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미국의 각 주 정부와 재계, 공동체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고어 전 부통령은 "신재생에너지 확대 추세는 기업과 소비자가 주도하고 있고, 생산 단가는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며 "지금 세계적으로 지속가능 혁명의 초기 단계에 들어와 있다. 규모는 산업혁명 정도, 속도는 디지털혁명 정도이며, 이는 세계 각국에서 시작되는 혁명이라 멈출 수 없는 움직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폭우와 가뭄, 태풍 등 강력한 재해가 늘어나고 있다"며 "해수면 상승, 식량난, 물 부족, 질병 확산 등의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풍력과 태양에너지 비중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고, 신재생에너지 개발 단가도 지속적으로 하락해 조만간 화석연료 단가와 비슷해질 것"이라며 "우리는 이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미래 세대에게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지속가능성이 있는 지구를 물려주고 미래를 안정시키기 위해 많은 공동체가 용기를 갖고 일어났다고 답하고 싶다"며 "저 역시 트럼프가 무엇을 하는지와 무관하게 지속가능 혁명을 이끌어가는 데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고어 전 부통령은 2000년 대선 패배 후 환경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2007년에는 지구온난화 해결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그는 이날 오후 중앙대 흑석캠퍼스 100주년기념관에서 '새로운 미래와 우리의 선택'을 주제로 기후변화·디지털혁명·세계화에 대해 특강을 하고 대학생들과 대화를 나눈다.

atoz@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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