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폰 히펠 미국 프린스턴대 명예교수 "한국, 핵잠 필요없어"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북한의 핵 개발에 대응해 국내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내외에서 나오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이 북한을 상대하는 데 있어서 핵무기가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을 미국 핵전문가가 내놨다.
프랭크 폰 히펠(Frank von Hippel) 미국 프린스턴대 명예교수는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 주최로 1일 오전 서울 서소문동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동북아 핵 위기와 한국의 핵 정책 시민사회간담회'에서 발표를 맡아 이처럼 주장했다.
폰 히펠 교수는 만약 북한과 전쟁이 발발한다고 해도 현대식 무기가 뛰어나 한국과 미국이 핵무기 없이도 북한을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핵무기를 사용하면 전쟁에서 더 일찍 승리할 수는 있지만 엄청난 민간인·군인 희생자를 낳을 것"이라며 "(이를 감수할) 가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 정책에 동의한다.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평북 태천군에 매년 핵무기 50기를 만들 수 있는 원자로를 완공하기 직전에 북한과 협상을 벌여 원자로를 완공하지 않기로 합의한 전례를 들면서 "북한과 협상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폰 히펠 교수는 한국이 핵잠수함을 건조하는 것도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5개국이 핵잠을 운용하는 것은 잠수함을 세계적으로 배치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지적으로 사용하는 데는 더 경제적인 비핵추진 잠수함이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핵잠 1기를 건조하는 비용으로 비핵 잠수함 6기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돈이 많이 들고, 비핵 잠수함 기술이 많이 발달해 국지적 사용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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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 히펠 교수는 사용후핵연료 재처리가 안전성과 경제성 면에서 필요하다는 일부 국가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는 처음부터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을 얻으려고 개발된 방식으로, 실제로는 공기와 주변 환경을 오염시키는 데다 비용도 많이 들어 경제적이지도 않다는 것이다.
그는 사용후핵연료를 건식 용기에 저장해 지하 깊은 곳에 설치된 처분장에 보관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고 강조했다.
함께 발표를 맡은 강정민 미국 천연자원보호위원회(NRDC) 박사도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과정에서 독성 방사성 물질의 외부 누출 우려가 있고 천문학적 소요비용이 있다고 지적하며 같은 주장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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