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 '제2의 붐' 맞을까…마장뮤직, 바이닐팩토리 설립

입력 2017-06-01 13:39   수정 2017-06-01 14:20

LP '제2의 붐' 맞을까…마장뮤직, 바이닐팩토리 설립

3년 만에 LP 공장 가동…국내 유일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바이닐(Vinyl·LP) 생산 공장 설립이 디지털 일변도의 국내 음악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까?

국내 유일 LP 생산업체인 마장뮤직앤픽처스(이하 마장뮤직)의 '바이닐 팩토리'가 1일 본격 가동됐다. 국내에 LP 공장이 다시 생긴 것은 3년 만이다.

박종명 마장뮤직 이사는 이날 서울 중구 정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진지한 음악감상이 단순 소비로 바뀐 오늘날의 현실에 문제를 제기하고 싶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음악을 듣는 행위는 다소 불편하더라도 적극적인 행동이 수반된 음악감상이어야 한다"며 "이런 요구를 온전히 담는 매체가 LP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흔히 LP로 일컫는 바이닐은 LP와 7인치 싱글 등 턴테이블에서 재생되는 모든 종류의 레코드를 일컫는 단어다.

한때 음반 시장의 주류를 차지했지만 1990년대 CD와 MP3가 등장하며 국내 LP 생산업체는 무더기로 문을 닫았다. 2004년 서라벌레코드가 생산라인을 중단하며 국내 LP 생산은 사실상 맥이 끊겼다. 이후 2011년 경기도 김포에 '엘피팩토리'라는 공장이 문을 열었지만 품질 문제로 대다수 제품이 리콜되며 2014년 문을 닫았다.





그러나 음반 소장 가치에 대한 재인식과 아날로그 문화에 대한 향수·복고 열풍이 불며 LP 시장은 성장세를 맞고 있다.

국제음반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전 세계 LP 음반 판매량은 3천200만 장으로 199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8년 판매량 500만 장과 비교하면 7년 새 무려 6배 이상 급증한 셈이다.

국내 음원 시장에도 LP 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오는 3∼4일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 열리는 바이닐 페스티벌과 17∼1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서울레코드페어는 LP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방증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해외 공장으로 LP 제작을 의뢰할 수밖에 없었던 터라 불편함이 컸다.

박 이사는 "평균 5∼6개월이 걸리는 제작·배송 기간, 해외 공장과의 의사소통의 어려움. 제작비 상승과 품질 관리의 어려움이 국내 LP 시장의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었다"며 "마장뮤직은 3∼4주 내 완제품 생산이 가능한 설비와 시스템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마장뮤직은 LP의 음질을 좌우하는 PVC 원료와 제작 기술에도 공을 들였다. 값비싼 수입산이나 질 낮은 재활용 원료를 쓰는 대신 국내산 원료를 사용하고 국내기술로 프레싱 기계를 자체 개발했다.

마장뮤직은 이날 첫 발매작으로 조동진의 정규 6집 '나무가 되어'를 내놓았다. 또 포크 듀오 어떤날의 정규 1·2집, 빌 에번스 트리오의 '왈츠 포 데비'(Waltz For Debby), 쳇 베이커의 '싱즈'(Sings)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하종욱 대표는 "아날로그 음악이 본디 지녔던 아름다움을 복원하는 일에 작게나마 참여하고 싶었다"며 "음반가게에서 LP 한 장을 고르기 위해 몇 시간을 고심했던 풍경을 다시금 보고 싶다"고 말했다.





kih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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