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 달러 매도하고 위안화 기준환율 결정방식 바꿔
경제지표에 희비 갈린 아시아 증시…日 웃고 中 찌푸리고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중국 위안화가 지난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결정 이후 오히려 고공행진 중이다.
중국 당국이 달러 매도와 고시 위안값 대폭 절상, 기준환율 결정 기준 변경 등 갖가지 수단을 이용해 위안화를 끌어올리면서 외환시장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위안화 가치는 현재 8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1일 오전 11시 4분(한국시간) 달러당 6.7234위안까지 떨어졌다.
장중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11일 달러당 6.7145위안을 찍은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위안화 환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올랐다는 의미다.
역내시장에서도 위안화 환율이 한때 0.5% 하락한 달러당 6.7838위안을 기록했다.
역내 위안화 환율은 나흘 새 1.4% 내리면서 2005년 7월 이후 약 12년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이 같은 역내외 위안화 강세 움직임은 이날 오전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7개월 만에 최고로 끌어올리면서 나타났다.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는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79% 낮은 달러당 6.8090위안으로 고시했다.
절상 폭은 올해 1월 이후 약 5개월 만에 최대이고, 고시 위안화 가치는 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연초 이후 내리 잔잔한 모습을 보였던 환율이 요동치기 시작한 것은 무디스가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3에서 A1으로 한 단계 강등한 이후부터다.
위안화 하락 베팅 세력에게 경고라도 하듯 중국 정부가 국영 은행을 통해 역외시장에서 달러를 팔고 위안화를 대거 사들였다.
또 위안화 기준환율 결정방식에 결정할 때 '경기 대응 조정 요인'을 추가하며 당국의 입김을 한층 더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 때문에 홍콩 역외시장의 하루짜리 은행 간 대출 금리(Hibor)는 전날보다 21.74% 포인트 치솟은 42.815%까지 올랐다.
제이슨 도 소시에테제네랄 신흥시장 통화 전략가는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강등과 고시 위안화 대비 약세를 보이는 역내외 시장 위안화 때문에 당국이 기준환율 결정방식을 바꾸고 잠재적으로 시장에 개입했다"고 설명했다.
투자은행(IB)들은 한동안 위안화 강세가 꺾이지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크레디 아그리꼴은 올 연말 위안화 환율 전망을 기존 달러당 7.25위안에서 7.05위안으로 낮췄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도 환율전망을 달러당 7.10위안에서 6.95위안으로 조정했다.
한편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경제지표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이날 일본 도쿄 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 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1.07% 상승한 19,860.03에 거래를 마쳤다.
토픽스 지수도 1.13% 올라 1,586.14로 마감했다.
일본 증시는 올 1분기 일본 기업 경상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급증했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호조를 보였다.
일본 기업이익이 이처럼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2013년 4분기 이후 3년여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반면에 중국 증시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약 1년 만에 처음으로 위축 전환하면서 하락 마감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47% 내린 3,102.62, 선전종합지수는 1.92% 빠진 1,773.61에 장을 마쳤다.
이날 차이신(財新)이 발표한 5월 차이신 제조업 PMI는 49.6으로 집계돼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낮았다.
차이신 제조업 PMI가 기준선인 50을 밑돈 것은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PMI가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 웃돌면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줄리언 에번스-프리차드 캐피털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차이신 제조업 PMI 하락은) 최근 공업용 금속의 가격 하락과 궤를 같이한다"며 "또한 중국 경제에 대한 우리의 전반적인 전망과도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한국 코스피는 0.12% 떨어진 2,344.61에, 대만 가권지수는 0.47% 오른 10,087.42에 마감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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