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 증가율 작년보다 떨어져…가계부채 리스크관리 여파
금감원 "저축銀 경영상황 호전…흑자지속·건전성 개선"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지난해 17년 만의 최대 실적을 올린 저축은행이 올해도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2일 발표한 '저축은행의 2017년 1분기 중 영업실적'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올해 1∼3월 당기순이익은 2천49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99억원(13.6%) 증가했다.
대출금이 증가하면서 늘어난 이자이익이 순이익을 끌어올렸다.
저축은행들의 1분기 이자이익은 8천572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8.8% 늘었다. 당기순이익을 깎아 먹는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529억원 증가했지만 이자이익 증가액(1천355억원)이 더 컸다.
여전히 실적이 좋지만 작년 1분기(73.2%)와 비교하면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 증가율이 크게 떨어졌다.
박상춘 금감원 저축은행감독국장은 "지난해 3월 법정 최고금리가 27.9%로 인하된 점과 가계대출 증가속도를 늦추기 위한 리스크관리 강화가 저축은행의 순이익 증가율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말 현재 저축은행들의 대출금은 45조6천억원으로 3개월 새 2조2천억원(5.0%) 증가했다.
대출금이 늘었지만, 현금·예치금과 보유 유가증권이 감소해 총자산(53조6천억원) 증가율은 2.5%를 나타냈다.
수익성과 함께 자산 건전성도 견조한 상태를 유지했다.
올해 3월 말 현재 저축은행권 총 여신에 대한 연체율은 5.8%로 작년 말 수치와 같았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5.2%로 작년 말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기업대출 연체율(6.4%)은 0.3%포인트 상승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출 연체율이 12.2%로 0.5%포인트 오른 영향이다.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이하여신비율은 6.8%로 작년 말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부실채권이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이 비율은 2013년 말 21.7%, 2014년 말 15.7%에 달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3월 말 13.88%로 작년 말보다 0.07%포인트 하락했다.
저축은행들이 대출을 늘린 데 따른 위험가중자산 증가율(4.7%)이 순이익 증가에 따른 BIS 기준 자기자본 증가율(4.1%)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저축은행 업계는 전반적으로 영업 규모가 확대되고 자산 건전성은 개선되며 흑자가 지속되는 등 경영상황이 호전되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저축은행은 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가계·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이 떨어지거나 법정 최고금리가 인하되면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금감원은 "은행권 수준으로 강화되는 저축은행의 건전성 기준을 단계적으로 시행해 리스크관리 역량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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