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트럭 200대분 건물 잔해 치워…4㎞ 떨어진 건물도 피해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90명이 숨지고 400여명이 다친 카불 외교단지 차량자폭테러현장 정리에 나섰다.
1일 AP통신과 아프간 언론에 따르면 압둘라 하비브자이 카불 시장대행은 전날 오전 벌어진 테러로 깨진 유리와 창문, 건물 잔해 등 대형 트럭 200대 분량을 이날 오전에 치웠다면서 피해 규모가 150만 달러(약 17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아프간 상공회의소(ACCI)는 이번 테러 피해가 1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하비브자이 시장대행은 테러가 발생한 독일대사관 앞 잔바크 광장 부근에서 4㎞ 떨어진 건물도 피해를 봤을 정도로 폭발 위력이 강했다고 말했다.
테러에 이용된 저수탱크 트럭이 폭발한 지점에는 5m 깊이의 커다란 구덩이가 패었다.
저수탱크 트럭은 하수도가 구비되지 않은 카불에서 오수를 치우기 위해 흔히 사용되기에 1.5t의 폭발물을 싣고도 별다른 제지 없이 외교단지까지 접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내무부 관계자는 말했다.
카불 장례식장에는 이날 수백명이 모인 가운데 전날 테러로 숨진 사설 경호업체 직원 제마라이 칸 등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카불 시내 병원에는 아직 연락이 닿지 않는 가족과 친척을 찾으러 수많은 사람이 오갔다.
한 병원 응급실 문앞에서 울던 모함마드 사르와르는 "조카 하비비울라가 행방불명돼 가족들이 이틀째 카불 시내 모든 병원을 뒤지고 있지만, 아직 찾지 못했다"고 AP에 말했다.
나지브 다니시 아프간 내무부 대변인은 테러가 발생한 지역 관할 경찰서 서장 등 간부 4명을 직무정지 시켰다고 밝혔다.
다니시 대변인은 이들의 직무 유기 혐의가 인정되면 형사처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불과 헤라트 등 아프간 곳곳에서는 테러에 반대하고 탈레반, 이슬람국가(IS) 등 테러범에 대한 사형 등 강한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은 이날 테러조직 하카니 네트워크와 탈레반 소속 사형수 11명에 대한 사형 집행 명령을 내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앞서 아프간 국가안보국(NDS)은 이번 테러를 파키스탄정보국(ISI)의 지시와 지원을 받아 하카니 네트워크가 실행했다고 지목했다.
ra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