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지도자들, 美 파리기후협정 탈퇴 움직임 일제히 비난(종합)

입력 2017-06-02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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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 지도자들, 美 파리기후협정 탈퇴 움직임 일제히 비난(종합)

영국·독일·중국·러시아·인도·교황청 등 "탈퇴방침 재고" 요구



(베를린·런던·로마·파리=연합뉴스) 고형규 황정우 현윤경 김용래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리기후협정 탈퇴 선언이 임박하자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미국에 기후협정 탈퇴 재고를 요구하고 나섰다.

미국이 파리 협정을 실제로 탈퇴하면 유럽연합(EU) 차원의 보복 조치와 함께 세계 각국 정부의 미국에 대한 온실가스 감축 압박이 있을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1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회담을 열고 파리기후협정 준수 의지를 확인하고 세계가 불안정한 이 시기에 한층 긴밀하게 협력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리 총리는 회담 직후 개최한 공동기자회견에서 "중국은 파리기후협정의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면서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치를 달성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도 독일 역시 다른 국가들과 협력하면서 협정 이행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올해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인 독일은 7월 7∼8일 함부르크 G20 정상회의에서 파리기후협정 의제에 관한 컨센서스를 다시 한 번 도모하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이탈리아 G7 회의에서 이에 함께하지 않으면서 차질을 빚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정부의 파리기후협정 탈퇴가 예고된 상황에서 미국 다음의 글로벌 넘버2 강대국으로 평가받는 중국과, 유럽 최대경제국인 독일이 더욱 거리를 좁히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교황청도 파리 협정 탈퇴방침 재고를 주장했다.

마르셀로 산체스 소론도 교황청 과학원장(주교)은 라 레푸블리카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정말로 파리기후협정에서 빠진다면 이는 모두에게 재난이고, 우리에게도 커다란 모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의 파리기후협정 탈퇴 결정의 배후엔 미국의 석유 산업의 로비가 존재하는 것으로 믿고 있다"며 "석유 산업이 트럼프를 조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발언에는 지난달 24일 프란치스코 교황을 바티칸에서 면담한 트럼프가 이로부터 불과 1주일여 지난 뒤 파리기후협정을 보란 듯 탈퇴하는 것은 교황의 당부를 면전에서 무시하는 것과 다름이 아니라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당시 회동에서 트럼프에게 교황청이 2015년 발행한 기후변화와 환경보호에 관한 회칙인 '찬미 받으소서'(Laudato Si) 등의 선물을 건내며 파리기후협정 잔류를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이날 트위터에서 트럼프를 겨냥, "(기후변화와 관련한) 정치적 환경을 더이상 악화시키지 말라"고 경고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미국 정부가 파리협정을 탈퇴하더라도 영국이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계속 압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스카이뉴스에 출연, 미국이 기후변화 문제에서 주도적 위치를 계속 점하기를 바란다면서 "과거 온실가스 감축에서 보여준 미국의 리더십이 계속되도록 미국과 백악관을 상대로 계속 로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앰버 러드 영국 내무장관도 지난달 31일 저녁 BBC 방송의 총선 TV토론에서 미국의 파리기후협정 탈퇴 결정이 임박했다는 보도들과 관련해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영국과) 트럼프 대통령 및 미국과의 관계를 이용해 미국이 올바른 조치를 취하도록 영국이 나설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러시아도 파리협정 지키기에 가세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러시아는 파리 기후협정을 높이 평가하며 다른 대안이 없다고 본다면서 미국을 겨냥, "주요 당사국 없이는 (파리협정이) 이행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의 나렌드라 모리 총리도 인도 정부는 기후변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며, 트럼프를 우회적으로 겨냥해 미래세대가 살 환경을 파괴하는 것은 "범죄"라고 말했다.

독일 사민당 마르틴 슐츠 당수도 트럼프 행정부의 파리협정 탈퇴 방침 재고를 요구했다.

유럽의회 의장을 역임한 슐츠 당수는 "자국의 상품과 서비스를 우리 시장에 수출하려면 우리의 기준을 수용해야 한다"면서 미국이 파리협정을 나가면 유럽연합 차원의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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