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경제 침체 벗어났나?…정부-민간 엇갈리는 진단

입력 2017-06-02 04:36   수정 2017-06-02 04:39

브라질 경제 침체 벗어났나?…정부-민간 엇갈리는 진단

테메르 대통령 "침체 끝났다"…전문가들 "시기상조"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중남미 최대 규모인 브라질 경제가 9개 분기 만에 플러스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장기침체 국면을 벗어난 것인지를 두고 정부와 민간의 진단이 엇갈리고 있다.

올해 1분기 브라질의 국내총생산(GDP)은 이전 분기 대비 1.0% 성장했다. 정부가 예상한 0.7%를 넘어서는 수치다.

이를 두고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소셜네트워크(SNS)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지난 2년간 계속된 침체가 끝났으며 브라질 경제는 부활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메르 대통령은 "1년여 전 대통령직을 맡았을 때 브라질 경제는 사상 최악의 침체 늪에 빠져 있었다"면서 "그러나 올해 1분기 성장률은 브라질 경제가 되살아나고 있으며 펀더멘틀이 견고하고 지속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한다"고 강조했다.





엔히키 메이렐리스 재무장관도 성명을 발표해 "브라질 경제가 2년간의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고 있다"면서 "브라질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간 전문가들은 "침체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1분기 성장률이 이전 분기 대비로는 플러스 성장했으나 지난해와 비교하면 아직도 마이너스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지난해 1분기 대비 올해 1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 0.4%를 기록했고, 전년 대비 분기별 성장률은 12개 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계속했다. 또 올해 1분기까지 최근 4개 분기 누적 성장률은 마이너스 2.3%로 집계됐다.

브라질 국립통계원(IBGE)의 헤베카 팔리스 연구원은 "분기별 성장률이 9개 분기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고 해서 침체 국면이 끝났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과거 중앙은행 총재를 역임하고 현재는 유명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는 경제학자 구스타부 로욜라는 중앙은행이 전날 기준금리(Selic)를 1%포인트 인하하는 데 그친 사실을 들어 "지금은 모든 경제 분야, 심지어 중앙은행까지도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로욜라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1%포인트만 인하했다는 것은 테메르 대통령 정부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바라본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중앙은행은 전날 통화정책위원회(Copom)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11.25%에서 10.25%로 인하했다. 새 기준금리는 지난 2013년 11월(10%)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중앙은행은 지난해 10월 14.25%였던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하면서 통화완화정책을 시작한 이래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두 차례 연속으로 0.75%포인트씩 낮췄다. 4월에는 1%포인트 내렸다.

시장에서는 1.25∼1.5%포인트 인하를 점쳤으나 테메르 대통령을 둘러싼 부패 의혹으로 정국혼란이 계속되면서 인하 폭이 줄었다는 평가다.

브라질 정부는 올해 연간 성장률이 3년 만에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와 내년 브라질의 성장률을 0.2%와 1.7%로 예상했다.

브라질 경제는 2015년 마이너스 3.8%에 이어 2016년엔 마이너스 3.6%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사상 최악의 침체 국면이 이어졌다.

브라질 경제가 2년 연속 마이너스 3%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1948년 이래 처음이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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