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노지 채솟값 오름세…장바구니 물가 '들썩'

입력 2017-06-03 07:17  

가뭄에 노지 채솟값 오름세…장바구니 물가 '들썩'

한달새 갓 50.8%↑, 시금치 25.3%↑…하우스작물은 하락

가뭄 끝나고 장마 시작되면 채소 가격 더 오를 듯



(전국종합=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가뭄이 극성을 부리면서 노지에서 재배하는 농작물 가격이 들썩거리고 있다.

양수기로 퍼올린 물로 근근이 버티지만 하천마저 바닥을 드러내면서 물을 못 대 시듦 현상이 부쩍 심해졌고 일부 작물은 잎이나 줄기가 타들어 갈 정도로 작황이 나빠진 여파다.

지난달 강수량은 18∼19㎜에 불과해 평년(92.4㎜)의 20% 수준에 그쳤다.

관개 시설을 갖춘 시설하우스에서 재배한 작물은 수확철을 맞아 안정적으로 출하되면서 가격이 소폭 떨어졌지만 가뭄 직격탄을 맞은 노지 재배 채소 가격은 서서히 오름세를 보여 장바구니 부담을 키우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양배추, 시금치, 갓 등 노지에서 재배되는 채소 가격이 점차 오르고 있다.

가격이 많이 오른 대표적인 채소는 갓이다. 지난 1일 시중에서 팔린 갓 1㎏의 가격은 평균 2천450원이다. 한 달 전에 비해 50.8%인 825원이나 올랐다.

식탁에 자주 오르는 시금치는 하우스 뿐만 아니라 노지에서도 재배되는데, 가격이 연일 오르고 있다.

1㎏ 한 묶음이 한 달 전 평균 3천182원에 팔렸으나 1주일 전 3천888원으로 무려 706원이나 오른 데 이어 지난 1일에는 3천988원으로 100원 더 뛰었다. 한달 전과 비교하면 25.3%나 오른 것이다.

가뭄을 잘 타는 양배추의 가격도 서서히 오고 있다. 한 달 전 포기당 평균 2천799원이었다가 1주일 전 2천495원까지 떨어졌으나 시듦 현상이 심해진 지난 1일에는 44원 더 오른 2천539원에 팔리는 등 1주일새 1.8% 인상됐다.


상추 역시 가뭄이 이어지면서 100g당 평균 640원에 팔렸다. 한 달 전 603원일 때보다 6.1%, 37원 더 올랐다.

가뭄이 계속되면 채소 가격 상승은 불 보듯 뻔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6∼7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겠지만, 강수량은 평년(2∼7㎜) 수준에 그쳐 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한달 간 강수량도 평년보다 적을 것으로 관측된다. 가뭄이 이어지다가 곧장 장마철에 접어들 수도 있어 음식점 주인이나 주부들의 걱정이 크다.

청주 상당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7)씨는 "채솟값이 점차 오르고 있는데 가뭄 끝에 장마철이 시작되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시설하우스에서 재배되는 작물의 가격이 내려가거나 보합세를 유지하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하우스에서 키우는 대표 작물인 오이의 10개들이 가격은 지난 1일 기준 평균 4천532원이다. 1주일 전인 지난달 26일에 비해 12.7%, 657원 떨어졌다. 애호박도 같은 기간 개당 871원에서 862원으로, 풋고추는 100g당 평균 1천91원에서 1천90원으로 소폭 떨어지는 등 시세에 거의 변동이 없다.

1㎏들이 양파도 1주일 전 2천93원에서 지난 1일 1천998원으로 4.5%, 95원 떨어졌고 미나리도 1㎏당 4천36원에서 3천611원으로 8.7%, 351원 가격이 내려갔다.

그러나 가뭄이 계속되면 시설하우스 재배 작물도 물 부족으로 출하량이 줄 수 있다.

청주시 농업 담당 공무원은 "관개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시설하우스에는 아직 피해가 나지 않았지만 가뭄이 계속된다면 출하량이 줄 수 밖에 없어 채소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k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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